[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 컬링이 기대했던 금메달은 따내지 못했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여자 컬링 대표팀은 실망하고 낙담할 필요가 없다. 너무나 큰 선물을 전국민에게 안겨줬기 때문이다.

스킵 김은정과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후보 김초희)로 구성된 '팀 킴'은 25일 열린 여자 컬링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패했다. 은메달 획득이었다.

고생 고생하며 올라온 결승전. 금메달을 따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선수들도, 가슴 졸이며 응원한 국민들 모두 바라던 바였다. 더군다나 스웨덴은 한국이 예선에서 만나 이겼던 팀이었다. 

   
▲ 사진='더팩트' 제공


하지만 단 두 번의 올림픽 출전 만에 결승까지 올라왔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선수들은 긴장한 표정이었고, 예선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실수도 잦았다. 정교함은 떨어졌다. 반면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스웨덴은 침착하게 원하는 대로 경기를 끌고가 승리를 가져갔다.

완벽한 마무리는 못했지만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미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컬링 강국도 아닌 한국에서, 그것도 지방 소도시(경북 의성)에서, 힘든 여건 속에 올림픽 출전의 꿈에 도전하며 '마늘 소녀들'는 대한민국의 자랑이 됐다. 세계 언론도 주목하며 '갈릭 걸즈'에 대한 찬사가 줄을 이었다.

김은정 스킵의 냉정한 매력, '영미'로 대표되는 선두들간 호흡, 서로 눈을 맞추고 격려해가며 고비고비를 넘기고 세계적 강호들을 연파한 통쾌함. 그렇게 전 국민들은 여자 컬링 선수들과 마치 함께 경기를 펼치듯 꿈과 같은 올림픽을 즐겼다.

여자 컬링 은메달 획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놀라운 성과를 거뒀으니,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4년 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 된다.

무엇보다 큰 선물은 여자 컬링 대표팀의 거듭된 선전이 제2의 김은정, 제2의 '영미'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을 키웠다는 사실이다. '팀 킴'과 함께한 이번 평창 올림픽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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