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평가 내고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남북관계 개선 노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통일부는 25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평가자료를 내고 “긴 호흡으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남북관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앞으로 특사 답방, 고위급 및 군사 등 분야별 대화를 이어가면서 남북간 시급한 현안을 협의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면서 “북한의 대통령 방북 요청에 대해서는 차분하게 ‘여건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여동생인 김여정 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1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접견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요청,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초청에 대해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이날 방남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에 대해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참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관한 실질적인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비핵화에 대한 공시적인 입장 변화는 없으나 북미 모두 대화 자체에 대해 긍정 입장을 표명하는 등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에 진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정부에 대해서는 “미국의 최대 압박 기조는 변하지 않았으나 미국은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미국과는 북한 대표단의 방남 전부터 세부적 사안까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 한미간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준수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지난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대화 과정에서 북한의 적극적인 협조 태도도 밝혔다.

“북한은 촉박한 시일에도 불구, 차질 없는 대회 개최를 위해 적극 협조했다. 과거와 같은 격 논란, 비난 등 없이 상호 존중하는 태도를 견지했다”면서 “방남 과정 및 이후에도 합의한 일정에 대해 상호 배려하면서 이행했고, 특히, 김영남 위원장은 9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우리측 제시 일정을 대부분 수용, 새벽 1시까지 일정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유엔‧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대북제재 공조 유지를 강조하는 향후 정책 추진 방향도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의 엄중성은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분명한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며 “남북관계의 추가적 개선을 위해서는 북미대화 등 비핵화 과정에서의 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동시에 한반도에서 전쟁은 용납할 수 없으며, 북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유지한다”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주도적으로 역할하고, 북미대화 진입을 지원·견인하면서 필요시 주선·중재 역할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감대에 바탕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 국민들의 다양한 우려와 지적들을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고, ‘통일을 위한 약속’(가칭 통일국민협약) 등 국민과의 소통 노력을 배가시키겠다”며 “이번에 드러난 국민들의 대북인식 변화, 젊은 세대의 가치와 요구 등을 직시하고, 진정으로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과 함께 하는 대북정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그동안 남한을 다녀간 북한 인사는 개회식 참석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다. 이때 리택건 통전부 부부장,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등 16명의 보장성원과 기자 3명이 포함됐다.

또 폐회식 참석을 위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선권 위원장,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 김성혜 부장  등 8명의 고위급 대표단이 파견됐다.

현송월 당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인 삼지연관현악단 114명이 방남해 2002년 8.15 민족통일대히 이후 16년만에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이 이뤄졌다. 

이 밖에 장웅 IOC 위원, 김일국 체육상을 비롯해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4명과 응원단 229명, 태권도 시범단 26명, 기자단 21명도 방남했다.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팀으로 감독 1명, 선수 12명이 참가했고, 나머지 피겨페어, 쇼트트랙,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등 종목에서 선수 32명이 경기에 출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북한의 김여정(문 대통령 오른쪽), 현송월 단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1일 오후 북한의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국립극장 공연이 끝난 뒤 박수를 치며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