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때 RG 발급 지연 악몽 지웠다…
가이드라인 완화·자구책 마련 등 효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대형 조선사들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최근 순항을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수주 가이드라인 완화와 경영관리에 따른 자체 수주 심사로 RG 지연 사태가 해소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2척을 제외하고 삼성과 현대중공업에서 RG 발급이 지연되고 있는 물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G 발급이 이뤄지지 않은 대우조선해양도 오는 3월 발급이 완료될 예정이다.

RG는 조선사가 파산하거나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할 때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을 말한다. RG 발급이 완료되야만 본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주 계약에선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조선사들의 RG 발급 현황은 해운 산업 위기 여파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급감해왔던 상황이다. 중·소형사는 물론이고 대형사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업황 불황에 따른 '수주 절벽' 등으로 조선사의 부실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이 여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용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책·시중은행의 RG 신규 발행 현황은 2015년 356건(15조4883억원)에서 2016년 127건(3조3498억원), 2017년 4월 기준 30건(1조4059억원)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발표된 정부의 수주 가이드라인 완화 이후 숨통이 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해 RG 발급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생산 원가 이하로도 RG 발급을 진행하는 등 완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5월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3798억원 규모의 초대형원유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가 RG 발급이 한 차례 지연되기도 했는데, 같은 해 12월 발급이 이뤄진 상태다.

여기에 조선사마다 경영관리 차원에서 사전 수주 심사 강화 등을 펼치면서 RG 발급이 종전보다 쉬워졌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경영관리단 하에 내부에 수주심사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수주 입찰 때부터 RG 발급 타당성을 검토해 지연 사태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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