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티센·오티스 "6개월 연기 가능성...기대 꺾여"
업계 해외영업·유지보수 등 자구책 마련 '총력'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엘리베이터업계가 상반기 최대 수주 물량으로 꼽혔던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이 지연되면서 전전긍긍이다. 이에 더이상 GBC에만 목을 맬 수 없는 상황에서 해외영업이나 유지보수 등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원을 투입한 GBC 사옥 건립을 위한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엘리베이터 수주 또한 당초보다 6개월 이상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진=서울시


2022년 완공될 예정인 GBC는 올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GBC는 지난 1월 15일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지만 환경영향평가와 수도권정비위 심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티센크루프, 오티스를 비롯 최근 GBC 수주전에 합류한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 등이 착공 전부터 관심을 보인만큼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설상가상 GBC 입찰의 경우 지난해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몰의 경우처럼 복수의 엘리베이터 회사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변수로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초고속 영업팀'을 그룹 내 별도 설치할 정도로 GBC 수주에 집중했지만 입찰 공고가 나오지 않자 속수무책이 된 상황이다. 그 대신 오는 3월 중국 상하이에 신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어 부지 선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다른 업체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시와 국토부 등 관련부처의 허가 지연으로 별다른 차도가 나질 않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티센크루프는 지난해 여의도 파크원빌딩에서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700억원규모의 엘리베이터를 수주했다. 세계 1위 승강기업체인 오티스는 작년 6월 인천 송도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와 첨단 생산시설 구축에 나서고 있다. 오티스가 건립하는 R&D센터는 상반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첫 진출이후 GBC 입찰 참여의사를 밝힌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현재 입찰 공고를 기다리고 있다. 히타치엘리베이터코리아는 올 국내에서 수주 목표를 500여대 정도로 잡고 있다. 히타치 관계자는 "매년 연간 1000여대의 수주가 이뤄지면 국내 공장 설립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업계는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데다, 해외영업에서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수익처를 확보해야 할 처지다. 상반기 중 서울시가 GBC 입찰 공고 발표 유무에 따라 업체들의 명운이 갈릴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경기 호황으로 정점을 찍은 승강기 신규설치대수가 올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GBC 수주전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실적을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승강기 설치시장 열기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