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모집에 예상보다 많은 16명의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지원자는 이기홍 전 한국투자공사(KIC) 전무, 국민연금 자산관리단장을 지낸 윤영목 제이슨인베스트먼트 상임고문 등이다. 누가 선임되느냐에 따라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손꼽히는 국민연금의 운용방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국민연금 CIO 공모가 마감됐다. 국민연금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9일부터 공개모집을 시작해 마감까지 총 16명의 지원자가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이들 16명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약 한 달간의 평판조회, 면접심사 등에 돌입한다.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과정을 밟으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CIO를 임명한다. 

국민연금은 이르면 내달 중순, 늦어도 5월 초에는 새 CIO를 선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 CIO의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이 가능하다. 이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는 1999년 11월 출범한 이후 8번째 본부장이며 기금이사로는 9번째로 진행되고 있다.

지원자들의 면면이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이기홍 전 한국투자공사(KIC) 전무, 국민연금 자산관리단장을 지낸 윤영목 제이슨인베스트먼트 상임고문, 한동주 전 NH-아문디운용 사장 등의 지원 사실이 확인됐다. 반면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대표, 정재호 새마을금고 CIO, 박봉권 교보생명 부사장, 김희석 NH농협생명 부사장(CIO) 등은 불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홍 전무는 23년의 운용 경험을 지니고 있어 명실상부한 ‘자본시장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출범 초부터 12년간 국내투자는 물론 해외투자, 채권 등을 비롯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KIC 이외에도 삼성생명, HSBC증권, 새마을금고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윤영목 상임고문의 경력도 만만치 않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1991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를 시작으로 업계에 진입한 윤 고문은 2001년부터 국민연금에 합류해 리서치운용역, 채권운용, 운용전략, 대체투자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2015년 7월엔 국민연금 투자자산관리단장직을 역임했고 이듬해인 2016년 7월부터 현재까지 투자회사인 제이슨인베스트먼트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한동주 전 NH-아문디운용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2년간 대표직을 맡고 작년 말 임기를 마쳤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리서치팀장이었던 경력을 갖고 있어 CIO 지원설이 지속적으로 나왔던 유력 후보다.

이들 외 13명의 후보 면면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업계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지원자가 이번 공모에 몰렸다는 점에 대해 일말의 기대감을 품게 된 분위기다. 단, 국민연금이 정부의 ‘대리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CIO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와 코스닥 활성화 등 새 CIO는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정부와 지나치게 가까운 사람이 선임되는 것보다는 전문성을 중심으로 사람을 뽑은 뒤 정부와의 교집합을 늘려 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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