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임기가 만료된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의 후임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투자은행(IB) 사업부 대표가 내정됐다. 마지막까지 김광훈 전 부사장과 각축전을 벌였지만 결국 ‘IB 대부’라는 정 부사장의 경력이 사장 내정에 힘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정영채호 NH투자증권’의 미래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가 차기 사장으로 낙점됐다. 현직 김원규 사장의 뒤를 이어 정 대표가 NH투자증권을 이끌게 된 것이다.

   
▲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우선 업계에서는 뛰어난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의 3연임 가능성은 낮다고 봐왔다. NH투자증권에서 3연임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 자연스럽게 정 대표가 차기사장 유력후보로 거론됐다. 과거에도 사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강력한 후보자로 거론된바 있는데다 NH투자증권이 업계에서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 IB사업부 대표라는 점에서 차기 사장직에 걸맞다는 평가가 많았다.

NH투자증권은 인수합병(M&A), 인수금융, 유상증자, 기업공개, 회사채 발행 주관 등 IB 전 분야에서 골고루 두각을 드러내며 업계 선두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정 대표가 2005년 NH투자증권 IB사업본부장으로 왔던 시점에만 해도 NH투자증권의 IB부문이 업계 7~8위권이었음을 감안하면 정 대표의 업적은 매우 크다.

일각에선 무난하게 정 대표가 사장직을 맡게 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나왔지만 김광훈 전 부사장이 유력한 대항마로 부상하면서 각축전 양상이 연출됐다. 김 전 부사장은 NH투자증권의 경영지원총괄을 맡은바 있으며 농협금융지주 기획조정부장과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을 역임해 농협 내에서 입지가 두텁다. 1957년생으로 정 대표보다 나이도 7살 많아 이번 기회에 사장직을 달게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5명 중 2명이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 출신이라는 점에서 김 전 부사장의 ‘농협맨 프리미엄’은 무시할 수 없는 스펙으로 보였다. 현직 김원규 사장은 우리투자증권 출신이기 때문에 다음 사장은 NH농협증권 출신에서 나오는 게 맞다는 지적도 한몫을 했다. 

NH투자증권은 2014년 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합병 이후에도 ‘우리 라인’과 ‘농협 라인’의 구분이 완벽하게 사라지지는 않은 상태라 차기 사장은 농협 출신에서 나오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왔던 터다.

결과적으로 ‘IB 대부’로 손꼽히는 정 대표가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NH투자증권의 초대형 IB 사업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또한 올해 사업계획을 통해 한국투자증권 외 4개 초대형IB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내주겠다는 의사를 드러낸바 있어 시기도 적절하다.

내정 소식이 전달된 이후 정영채 대표는 복수의 언론매체를 통해 “자본시장의 ‘아마존’ 같은 존재, 최고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직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했지만, 초대형IB로서의 다른 사업들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향후 NH투자증권의 투자은행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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