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리치 접촉 리스트엔 트럼프 측근 줄줄이
가깝지만 반발 거센 인사·협회 위주로 물색
이해 당사자 철강협회 제외…실효성 거둘까?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미국발 무역 전쟁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로비스트식 해법'을 찾아 아웃리치(외부접촉)에 나서고 있어 성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현종 본부장은 지난 6일 미국에 출국해 2차 아웃리치 중에 있다. 1차에 이어 2차 접촉 명단에는 트럼프 측근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에 있지만 통상 압박 외교에는 반발하는 정재계 인사를 중심으로 '트럼프에 입김을 불어넣겠다'는 작전이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는 "철강협회를 제외하고 무역 보복에 민감한 협회 이해관계자들이나 트럼프 대통령에 가까운 인사, 로비력이 강한 이들을 중심으로 아웃리치 명단을 꾸렸다"면서 "여론 조성과 의견 전달 상 트럼프와 친한 인물들을 주로 섭외 중"이라고 말했다.

   
▲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난 1차 방미 때도 김 본부장은 외교부 등의 조언을 토대로 트럼프 지지자 출신이자 철강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인물들로 아웃리치 접촉 명단을 꾸렸었다.

여기에는 공화당 상하원 의원을 포함해 재계 로비스트 인사, 무역 보복을 우려 중인 농축산 업계가 포함됐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1차 아웃리치 접촉 명단으로 공개한 리스트에는 공화당 상원 의원인 조니 에른스트(Joni Ernst)와 네브래스카 주지사 피트 리켓 (Pete Ricketts), 텍사스 주지사 그랙 애보트(Gregg Abbott)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 관련 법안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거나 선거 때부터 당선을 돕던 인물들이다.

아이오와 공화당 상원의원인 조니 에른스트는 오바마케어 폐지에 동참하는 데 일조했고, 피트 리켓과 그랙 애보트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출신이다.

명단에 포함된 팻 로버트(Pat Roberts)와 댄 설리반(Dan Sullivan) 상원의원의 경우 트럼프 무역 관세에 대한 반대 의사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농업위원회 위원장인 팻 로버트는 최근 성명을 낸 뒤 철강 관세 조치로 미국 농산물 수출이 무역 보복을 당할 것을 우려했다.

댄 설리반 상원 의원 또한 IHS Markit의 연례 CERAWeek 에너지 회의에서 '전 국가 일률 과세 안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외에 미국 내 로비스트 인사로 잘 알려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의 CEO 조쉬 볼튼(Joshua Bolten) 등도 철강 관세 부과 조치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전직 참모 총장 출신인 조쉬 볼튼은 트럼프의 이번 정책이 과거 조지 부시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를 펼치고 있다.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철강 수입 규제 조치를 취했는데, 당시 제출된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USMTO)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3000만 달러의 경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무역 규제로 주요 무역국들이 다른 분야에서 관세 보복 조치 등을 실시하면서 손실이 커졌던 것이다.

2차 방미 때 정부는 미국 내 타격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산업계와 정재계 인사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아웃리치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농축산 업계를 포함해 에너지 업계, 알루미늄 수출 비중이 많은 식음료 제조 업계 등도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 1차 아웃리치 때 한국산 철강이 미국 철강산업에 위협이 되지 않고, 현지 투자 등을 통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점, 공급과잉 해소 노력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측은 수입산 철강이 자국 산업의 기반을 약하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국내가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도도 상당하다"며 "아웃리치 때 포스코의 미국 합작법인 UPI 사례와 방산물자 수입 기여도, 감축 노력 등을 제시하면서 설득작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외교 작전의 경우 정작 이해 당사자인 철강협회 등은 명단에서 빠져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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