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자초한 회사 해외매각…법정관리 다시생각 해야
산업은행, 실패뿐인 과거 전적…신뢰 회복도 필요
   
▲ 산업부 김태우 기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채권단(산업은행)의 현재 유일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방안인 해외매각에 금호타이어 노조가 강경한 태도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런 자신들의 태도가 현재 회사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한마디로 결자해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 금호타이어지만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내린 장본인이 노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서 수차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들의 처우에만 집중했던 강성노조의 모습에 국내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 모두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유일한 매수자가 중국 더블스타 타이어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불발됐었다. 이후 노사 자율협약에 따른 자구안을 요구해 왔지만 노조의 극심한 반발로 시간이 지체됐고 결국 현재 상황까지 왔다. 

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지분 45%를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먹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금호타이어 근로자 3년간 고용 보장, 5년 또는 채권단이 모든 지분을 매각할 때까지 최대 주주를 유지하도록 합의했다. 또 유상증자 후 산업은행이 가지는 23.1% 지분으로 자산 매각을 반대할 수 있는 권리를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현재 금호타이어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여전히 강경한 태도로 해외매각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심지어 해외매각을 하는 방법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며 투쟁중이다.

노조의 강경투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산업은행은 쌍용자동차와 대우자동차 등 여러 차례 판단오류로 국내 기업들을 공중분해까지 몰아넣었던 전적이 있다. 더욱이 산업은행이 해외로 매각해 잘 된 곳이 없다.

산업은행은 국내 기업을 해외로 판매할 때 헐값에 판매했다는 오명을 짊어지고 있고 해당기업들이 적절한 후속조치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에 대한 관찰 역시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방관적인 태도가 쌍용차를 법정관리로 내몰았었고 현재의 한국지엠 사태를 만들어냈다.

쌍용차가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됐을 당시 앞으로 쌍용차에 봄날만 가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유동성문제로 경영상황이 어려워졌고 한국정부에 지원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법정관리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쌍용차 기술이 중국로 넘어갔다.

   
▲ 채권단(산업은행)의 현재 유일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방안인 해외매각에 금호타이어 노조가 강경한 태도로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이런 자신들의 태도가 현재 회사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노조가 우려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현재는 매수를 위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것 같지만 고용보장기간이 끝나거나 5년 뒤에는 상하이차가 쌍용차에 했던 만행을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똑같이 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실 우려가 현실이 되면 방위산업체인 금호타이어를 잃는 국내 산업은 막대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가 해외매각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노조가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속노조 산하의 금호타이어 지부는 강성노조로 악명이 높다.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이 끝난 다음해부터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으로 대응했다. 이런 모습은 회사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졌다. 

회사가 존폐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처우를 먼저 신경쓰고 있어 노조의 강경투쟁은 정당성을 잃은 지 오래다. 

해외매각을 반대하고 법정관리를 주장하는 것도 우매한 판단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노조는 해외매각보다 법정관리를 통해 적자가 발생하는 중국 생산라인을 처분하고 1조9000억원의 부채를 탕감하는 등의 조치로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간 유지됐던 판매 네트워크가 초기화 된다. 국내수요보다 해외수요가 절실한 금호타이어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말이다. 

노조는 이런 부분은 간과하고 비용적인 부분의 해결로 회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눈치다. 워크아웃에 돌입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줄어들 일자리가 결국 자신들의 것이라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앞서 법정관리를 경험했던 쌍용차도 10년이 지나서야 조금씩 경영상황이 회복하고 있고 해외시장 역시 단계적으로 넓혀가고 있고 최근에서야 퇴직자들을 복직시키고 있다. 노조의 주장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금호타이어 역시 이 같은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노조가 회사를 공중분해 시키려한다는 시선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를 살리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우선 해외 자본으로 회사를 살려놓고 후사를 도모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금호타이어 노조 역시 실직보다 임금삭감이 더 낫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산업은행이 제시한 마지막 기회를 통해 하루 빨리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조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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