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계속기업 발전 위해 자본투자 불가피"
노조 "김 회장, 회사 떠나라"
노조 "작년 10월 해외매각 반대한다고 해놓고 딴소리"
   
▲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진=금호타이어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회사의 해외 매각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노조에 자구안 마련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하며 김 회장에게 회사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7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현 회사 상황에 대하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신규 설비투자를 통한 수익성 확보 및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해서는 현재 회사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신규 자본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해외의 건전한 자본이 회사를 인수해 투자를 진행하고 미래 계속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에서는 해외자본 투자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세계5위 타이어 업체인 피렐리 타이어가 지난 2015년 중국 업체 켐차이나에 인수된 것을 언급하면서 "피렐리도 인수 후 글로벌 순위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부 투자자가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투자를 실행할 능력을 갖추고, 회사 전체 종업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며, 브랜드 가치 제고와 영업·생산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채권단에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면서도 "외자 유치 추진은 회사 자체적으로 일정 수준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말로 노조의 자구안 수용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노사가 이달 말까지 자구안 마련에 실패해 만기 도래한 채무 변제가 안 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진해운, STX조선, 성동조선 등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들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사례를 언급하며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더라도 경영정상화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결국 실효성 있는 노사 자구안 마련이 앞으로 회사 회생의 필수 요건"이라며 "노조와 협의해 이른 시일 내에 추가적인 자구안을 수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현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임직원들에게 사과하면서 현재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급여는 빠른 시기에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노조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김 회장을 비난했다. 

노조는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선임 직후인)지난해 10월 대표지회장 등과 면담시 해외매각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놓고는 이제 와서 해외자본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해외매각에 찬성한다면 당장 회사를 떠나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구성원은 해외매각을 반대한다"면서 "지회는 지난달 28일 노사간 의견접근한 자구안을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폐기했다. 제2의 GM 군산사태가 불 보듯 뻔 한 해외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크나큰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