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대화 요건 갖춰진 것…그냥 놀아나는 거라 생각할 일도 아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기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사진=청와대 제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7일 5당 대표 전원과 처음으로 가진 청와대 회동의 화두는 단연 대북특사단의 방북과 북핵 문제였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는 작심한 듯 이번 특사단 발표와 관련해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들을 송곳 질의했고, 문 대통령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가세해 설전도 벌였다.

홍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해 “30년동안 북한에 참 많이 속았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2000년 6월에 평양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오셔서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그 이튿날부터 김정일 위원장이 바로 핵전쟁을 준비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바로 핵실험을 계속했다. 2005년 9.19 6자회담에서 공동선언문을 보면 북핵 폐기 로드맵까지 다 만들어놓고 또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그래서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서 남북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그런 남북정상회담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제 마지막 북핵 완성 단계에 와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에게 지울 수 없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금 현재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적어도 그동안 우리가 미국하고 협의해 온 바에 의하면 적어도 선택적 대화 예비적 대화를 위한 미국의 요구 정도는 갖추어진 것 아니냐고 보는 것뿐”이라면서 “성급한 낙관도 금물이다. 그러나 다 안 될 거야, 이것은 그냥 저쪽에 놀아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실 일도 아닐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반박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도 “1994년과 2003년부터 2006년 사이에 과거 북한을 상대하면서 우리가 경험한 것들로부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북한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일시적으로 제재와 압박을 피하고 군사적 옵션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 시간 벌기용 쇼를 하는 것인지, 이번에는 실제로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인지, 이 여부는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상호 약속, 검증과 실천을 통해서 하나씩 확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그 점은 아예 말씀하실 필요조차 없다.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이 우리가 단독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서 하고 있고 추가로 미국이 강력한 제재를 별도로 하고 있다. 우리가 임으로 풀 수도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가 남북간에 대화를 한다고 해서 국제적인 제재 공조가 이완될 수가 없는 것”이라며 “튼튼한 국제적인 제재가 있는 가운데 남북간의 대화가 이뤄지고, 그 다음에 북한과 미국간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거기서 뭔가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때 국제적인 합의 속에서 제재가 완화될 수 있을지언정 임으로 완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의사를 갖고 있지도 않고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대표는 “핵 폐기로 가야지 전 단계로 핵 동결하고 탄도미사일 잠정적 중단 식으로 가면 나중에 우리한테 큰 국가적 비극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얻어야 되는 궁극적인 목표는 비핵화”라며 “핵 확산 방지라든지 그냥 동결이라든지 이런 정도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러나 핵 폐기가 최종 목표이기 때문에 그것이 그냥 단숨에 바로 핵 폐기로 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핵 폐기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이런저런 로드맵을 거쳐서 완전한 핵 폐기에 이르도록 합의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아주 집중적으로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비핵화 입구는 동결이고, 출구는 완전한 비핵화라든지 막연한 방법을 제시하고 했지만 앞으로 필요한 것은 보다 구체적인 협의”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홍 대표가 ‘대북접촉은 언제부터 했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북한과 국외에서 따로 비밀접촉은 없었다”고 단언했으며, ‘4월 말 남북정상회담 시기를 누가 정했나’고 묻자 문 대통령은 “우리가 여러 가지 제안했고, 북한이 선택한 것”이라며 “우리는 가급적 6월에 지방선거로부터 간격을 두는 것이 좋겠다고 우리가 의견 제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그 대가로 우리가 약속한 것이 있냐’고 물었고, 이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문 대통령의 공약이 임기 1년 내 남북정상회담 개최였다. 특히 10.4공동선언의 경우 임기 말 개최돼 그 이후에 정권교체로 합의 내용이 전부 물거품이 되어서 좋은 합의들이 진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임기 초반에 하게 된 첫번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실장은 “또 4월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한미군사훈련을 하는 도중에도 남북관계가 이어진다는 것이고, 그래서 북한도 더 이상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문제 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그런 의미도 굉장히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