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유벤투스(이탈리아)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이 넣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해 더욱 아쉬웠다. 

토트넘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지난 2월 14일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긴데다 이날 손흥민이 선제골까지 넣어 8강 티켓을 거의 거머쥐었던 토트넘으로서는 땅을 칠 만한 결과였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이로써 유벤투스가 1승 1무, 종합 스코어 4-3으로 토트넘을 물리치고 8강에 올라섰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프로 입문 후 통산 300번째 출전 경기여서 의미가 있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 델레 알리와 함께 토트넘의 공격을 주도하며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중반까지는 팽팽한 흐름 속에 손흥민과 델레 알리, 에릭 다이어의 슈팅이 있었지만 번번이 유벤투스 골키퍼 부폰에게 막혔다. 

답답하던 경기 흐름을 손흥민이 깼다. 전반 37분 손흥민은 좌측 돌파에 이어 유벤투스 골문 반대편 모서리를 보고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볼은 아깝게도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아쉬운 장면을 뒤로 한 채, 2분 뒤인 39분 손흥민이 기어이 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키에런 트리피어가 내준 크로스를 골 문 앞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던 손흥민이 가볍게 차 넣었다. 

손흥민의 3경기 연속 골이자 올 시즌 16호 골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4번째 맛본 골 맛이었다. 

손흥민의 골로 리드를 잡으며 좋은 분위기를 가져온 토트넘은 후반전에도 공세를 높였는데, 너무 8강 진출을 낙관한 듯한 분위기가 독이 됐다. 

역전이 필요했던 유벤투스는 후반 15분 콰드오 아사모아, 16분 스테판 리히슈타이너를 연속으로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 효과를 본 듯 후반 19분 곤살로 이과인이 사미 케디라의 헤딩 패스를 발을 쭉 뻗어 차 넣으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동점 추격으로 기세가 치솟은 유벤투스가 불과 3분 뒤 역전골까지 만들어냈다. 이과인의 전진 패스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하게 뚫으며 파울로 디발라에게 연결됐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찬스에서 디발라가 침착하게 왼발 슈팅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다급해진 토트넘은 후반 29분 다이어를 빼고 에릭 라멜라를 투입하는 등 총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손흥민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살짝 외면하는가 하면 막판에는 해리 케인의 결정적 헤딩 슈팅이 골대에 맞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역전 리드를 지켜낸 유벤투스에게 8강행 티켓이 돌아갔고, 선제골을 넣는 등 가장 빼어난 활약을 하고도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던 손흥민은 분한 눈물을 쏟아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