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물량의 77% 수도권 집중…경기도 2만6900가구·서울 1만3300가구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3~4월 봄 분양시장에 도급순위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이 5만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를 쏟아낸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선보일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들이 오는 3월과 4월 두 달 동안 분양 에정인 아파트는 5만199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465가구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3~4월 공급되는 전국 분양 물량(8만9800가구)의 58%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지역에 전체의 77% 가량이 집중돼 있다. 경기도 2만6940가구, 서울 1만3318가구, 충북 2881가구, 부산 2668가구, 광주 1715가구, 전북 1390가구, 대구 1383가구, 경남 1253가구, 충남 451가구 순이다.

   


단지규모가 1000가구 이상인 주요 분양단지로는 대림산업이 경기 양주신도시 옥정지구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4차’(2038가구, 4월 예정)와 삼성물산이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 2-1구역에 선보이는 ‘래미안 신정2-1’(1497가구, 3월 예정) 등이 있다.

이처럼 3~4월 분양 물량이 늘어난 이유는 설 연휴와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2월 분양 일정을 뒤로 미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을 앞두고 일부 건설사들이 물량을 앞당긴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형 건설사가 공급하는 브랜드 아파트가 쏟아질 예정인 만큼 시장 과열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브랜드 아파트의 청약 성적은 두드러졌다.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대책 이후부터 현재(2017년 8월 3일~2018년 2월 28일)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1순위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단지 중 7개가 대형사 브랜드 아파트로 나타났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브랜드에 따라 청약성적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분양한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은 412가구 모집에 4047명이 몰려 평균 9.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한진중공업이 선보인 ‘백련산 해모로’는 비슷한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236가구 모집에 1767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7.4대 1,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방 분양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GS건설이 지난해 11월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에서 공급한 ‘속초자이’는 641가구 모집에 1만2337명이 청약통장을 사용하며 평균 19.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같은 달 일신건영이 바로 옆에서 분양한 ‘속초 조양동 휴먼빌’의 경우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대형 건설사가 공급하는 신규 아파트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앞세워 지역 시세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의 잇따른 규제 정책에 주택시장 침체 가능성도 엿보이는 만큼 입지와 분양가 등을 꼼꼼히 따져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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