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방선거 시즌이 다가오면서 정치 테마주들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미투 운동’에 영향을 받아 일부 정치 테마주들이 폭락하는 것을 계기로 테마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는 형국이다. 가상화폐 테마주로 몸살을 앓았던 감독당국은 정치 테마주에 대해서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정치 테마주’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일은 6월 13일로 아직까지 3개월 넘게 남아있지만 정치 테마주의 움직임은 오히려 지금부터 활발해질 기세다.

   
▲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도 영향력이 광범위하다. 각 지역 대표는 물론 교육감에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함께 진행되는 초대형 정치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테마주의 영향도 전방위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미투 쇼크’는 그의 정치적 행보와 움직임을 같이 하던 일명 ‘안희정 테마주’에도 어마어마한 악영향을 줬다. 회사 대표가 안 전 지사와 같은 386 운동권 출신이라는 이유로 대표적인 안희정 테마주로 엮인 SG충방의 경우 지난 6일 하한가를 시작으로 주가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낙마가 그의 ‘대체재’로 손꼽히는 다른 정치인들의 테마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점이다. 마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악재가 터진 날 이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호텔신라 주식이 뛰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번 안희정 전 지사 사건의 경우 이재명 성남시장과 관련된 것으로 묶인 주식(에이텍, 에이텍티엔 등)들은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뜻하지 않게 ‘미투 운동’이 정치 테마주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감독 당국은 민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특정 정치인과 연고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치 테마주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고 밝히며 테마주 문제에 엄격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정치 테마주는 거의 100% 기업가치와는 무관하게 정치인과 연관이 있거나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종목의 주가를 출렁이게 만든다. 이 점을 악용해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하는 경우도 많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조차 테마주에 대해서는 기업분석 보고서조차 작성하지 않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주 분석은 보고서 정리하거나 예측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면서 “투자자들이 스스로 조심하는 것밖에는 실질적인 대비책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별점검반을 가동 중이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이상 급등하는 종목을 집중적으로 살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거래소 측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이목이 집중되는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관련 테마주를 특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급등했던 테마주는 선거가 끝나기 직전 알 수 없는 시점에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아예 손대지 않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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