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노선영이 올림픽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팀추월은 버리는 경기였다"며 하소연을 하기는 했지만 기대만큼(?)의 폭로성 발언은 없었다. "메달을 못 따는 선수들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로 호소했다.

빙속 국가대표 노선영은 8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 김어준과 단독 대담을 했다. 김어준이 미리 얘기했듯 '미니' 대담이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이날 노선영의 방송 출연이 예고된 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 캡처


노선영은 평창올림픽에 출전하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실수 때문에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해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큰 시련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출전권을 얻었지만, 여자 팀추월 경기에 출전해 이른바 '왕따' 논란의 피해자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함께 출전한 동료들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노선영을 탓하는 발언을 한 김보름이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노선영은 대표팀 내부 갈등과 빙상연맹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백철기 대표팀 감독과는 팀추월 경기 당시의 상황이나 작전을 두고 상반된 얘기를 하며 반박과 재반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에 비해 구체적인 얘기는 삼가면서 올림픽이 끝난 후 모든 것을 말하겠다고만 했다.

그리고 이날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가장 먼저 노선영이 말한 것은 "여자 팀추월 경기는 버리는 경기였다"는 고백이었다. 메달을 딸 수 있는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는 (빙상연맹이) 신경쓰는 것 자체가 다르다는 것. 노선영은 "메달이 유력한 선수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며 메달 유력 후보가 아니었던 자신과 같은 선수가 받았던 설움을 토로했다.

이번 평창올림픽까지 4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한 노선영이다. 그는 "어렸을 때는 그런 점을 느끼지 못했는데, 대표팀 생활을 오래하고 성숙해지면서(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런 점을 느끼게 됐다"고 메달 위주로 움직이는 대표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선영은 "사회 전반적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선수에게만 관심을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메달을 못 따더라도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한다. 메달 못따는 선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 연맹에서도 메달 위주의 특혜가 없어지고 모든 선수에게 공평한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어준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노선영은 "누군가 특혜를 받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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