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해정 기자]소셜미디어(SNS)에서 가짜뉴스가 진짜뉴스보다 6배 빨리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P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이 가짜 정보의 온라인 확산 속도가 진짜 정보보다 6배 빠르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2016~17년 사이 300만 명 이상이 450만 회 이상 트윗한 12만6285건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가짜뉴스는 1500명의 트위터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데 평균 10시간이 걸렸지만, 진짜뉴스는 60시간이 걸렸다.

가짜뉴스는 진짜뉴스보다 평균적으로 35% 많이 퍼졌고, 리트윗되는 횟수도 가짜뉴스가 70% 많았다.

진짜뉴스는 1000명에게 리트윗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반면, 가짜뉴스 중 상위 1%는 1만 명에게 전달됐다.

연구진은 6개 펙트체크 사이트에 의뢰해 조사 대상인 SNS 글을 진짜와 가짜로 구분했는데 거의 3분의 2가 가짜이고, 진짜 정보는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진짜와 가짜가 섞인 글이었다.

SNS에서 가장 빠르고 많이 퍼진 3대 가짜뉴스는 2015년 파리테러 때 영웅으로 불린 무슬림 경비원 이야기, 이라크전 참전용사가 ESPN '올해의 용기' 상에서 2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이 2000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예언했다는 이야기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다만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으로 글을 올리는 '봇'(bot) 계정이 특별히 가짜뉴스 확산에 더 기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임 연구자인 시난 아랄 MIT 교수는 FT에 "일반 통념과 달리 봇 계정은 진짜 이야기와 가짜 이야기를 같은 속도로 확산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가짜뉴스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더 많이 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봇 계정의 역할을 과소평가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레이저 미국 노스이스턴대 교수는 가짜뉴스의 80%가량이 불과 0.1%의 사용자에게서 나온 글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MIT 연구진이 상당수 봇 계정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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