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마트폰 판매 부진…매출 하락 원인
"애플 신작·대형 TV 상용화로 하반기 개선"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해 화려한 실적을 기록했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에는 잠시 주춤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TV와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것이 그 원인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분기 이후 업황이 차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판매 실적이 예년 같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패널은 TV 시장이 비수기를 맞으면서, 소형 패널은 아이폰 등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사의 ‘아이폰X’ 판매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덩달아 타격을 받았다. 이 회사는 애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했다. 뿐만 아니라 LCD의 판매단가가 낮아지고 환율이 좋지 않은 점도 악재가 됐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 지난 5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사회·정기총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작년에 생각했던 것보다 (업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한번은 겪어야 할 어려움”이라고 언급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는 금년 감가상각 규모가 6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가동률이 낮은 상반기 적자 전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 홍보모델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98인치 8K 해상도의 초대형 초고해상도 LCD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LCD 패널 판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패널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TV 시장에 따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지난해 말 354달러를 기록한 65인치 UHD TV용 패널 가격이 1월에는 343달러, 2월에는 331달러, 이달 초에는 315달러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은 매출액 6조2000억원, 영업이익 728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 영업이익 1130억원을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LCD 패널 시장에서 빠르게 추격 중인 중국 업체도 우려의 대상이다. 증권가에서는 LCD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로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 가격경쟁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위기감을 인지, 현재 1분기에  ‘비상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일반 직원의 사내 복지는 유지하지만 임원의 해외출장 시 비즈니스 좌석 대신 이코노미 좌석 이용, 법인카드 사용 축소 등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 크리스탈 사운드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다만 디스플레이 시장의 어려움이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영우 연구원은 “애플의 신규 제품 생산이 시작되는 6월부터 본격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이 차기작이 생산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설비가 가동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미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LCD TV 완제품 평균 크기가 처음으로 43인치를 넘어섰다”며 “완제품 크기가 커지는 추세가 회복된 만큼 TV 패널 대형화도 곧 이루어지면서 수요 회복세를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중대형 OLED의 수익을 개선해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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