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북특별사전단의 방북 결과를 들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오후 3시57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두 사람은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2박3일간 워싱턴에 머물면서 첫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미정상회담 제안’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튿날인 9일에는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백악관에서 조찬을 한 뒤 전날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측 주요 인사들과 논의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를 협의했다.

앞서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지난 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한 바 있으며, 이때 ‘4월 말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6가지 납북합의와 함께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는 ‘별도 메시지’를 들고왔다.

정 실장은 귀국 직후 공항 귀빈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성원해준 덕분에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고 또 이어서 미국과 북한간의 정상회담도 성사될 것 같다”며 “저는 이 기회를 빌어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조기 달성과 그것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실장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 있는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면서 “앞으로도 두번의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개최하고 많은 성과를 거두도록 외교적으로, 실무적으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내일 저희 두명은 각각 일본, 중국, 러시아로 떠나서 특사단 방북 결과와 방미 협의 결과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이들 국가와의 긴밀한 공조 방안을 협의해나가곘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귀국한 뒤 두 사람은 우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하고, 4월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5월 안에 열릴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정 실장은 12∼13일 중국을 방문한 뒤 곧바로 러시아로 향해 15일까지 체류하다가 귀국할 예정이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박 2일 일정으로 12일 일본 도쿄를 방문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진행 중이라 시 주석 일정이 분초 단위로 짜여 있어 어느 급에서 만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러시아도 푸틴 대통령이 오는 18일 대선을 앞두고 정 실장을 만나는 게 어떻게 비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 원장 등의 일본 방문과 관련해 “상황이 바뀌었으니 북한에 대한 의심을 내려놓고 협력해서 동북아 평화체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지 않겠나”라며 “(정 실장과 서 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얘기를 직접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정 실장과 서 원장이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방문해 시 주석 등 각국 정상을 면담하지 못할 경우 문 대통령이 직접 이들 정상과 전화통화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보좌진들과 만나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방북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