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보릿고개'를 겪은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2분기 실적 전망까지 일제히 상향조정되며 증권업종 지수가 반등하는 등 오랫만에 여의도 증권가에 햇살이 비추고 있다.

◇채권 손실 만회..증권사 1분기 대부분 '흑자 전환'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이 613억3400만원으로 전분기(-359억8900만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흑자전환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점유율 확대로 리테일 부문의 실적이 개선됐고, 혼조세를 보인 채권시장에서도 그에 맞는 상품을 적절히 운용하면서 수익이 창출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삼성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이 611억2900만원으로 전분기(-63억9300만원) 대비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인한 수탁수수료 증가와 지난해부터 시행해온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에 따른 영업비용 절감이 이같은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 증시 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인한 수탁수수료 증가와 지난해부터 시행해온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에 따른 영업비용 절감이 이같은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뉴시스

삼성증권은 지난해 지점 통폐합과 인력 전환배치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도 경영 효율화 일환으로 임원 감축과 직원 희망퇴직 등 대규모 2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571억1500만원으로 전분기보다 113.67% 급증했고, 현대증권은 17억4800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앞서 지난 7일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종금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이 355억5400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77.9% 증가했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금리가 크게 나쁘지 않았던 만큼 작년처럼 채권에서 대규모 손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실적도 호조 기대...증권 업종 지수도 상승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1~3월) 흑자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2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도 줄줄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실적 개선 기대에 힘입어 증권주들은 오랫만에 일제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취합된 증권업계 상장사 8개사 중 절반인 4개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1분기 실적발표 이전 시점인 4월 말에 비해 상향조정 됐다. 나머지 4개사는 같은 수준의 전망치를 유지했다.

   
▲ 그는 "추세적 상승은 아니더라도 증권사들의 비용절감의 효과는 주가에 긍정적 포인트로 작용하기에 분하다"며 "코스피 전망이 비관적이지 않다면 영업이익률 회복 및 개선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뉴시스

증권업종의 주가 역시 1분기 실적 발표와 전망치 상향조정에 힘입어 상승했다.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20일 1579.48에 장을 마쳐 일주일 전인 5월13일 종가(1514.66)보다 64.82포인트(4.27%)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982.93에서 2011.26까지 28.33포인트(1.42%) 상승한 데 비해 약 3배의 상승세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순이익 전망치가 63억원에서 26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전분기에 발생했던 대손상각비 등 일회성 손실요인이 해소되면서 1분기 112억7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0.84%나 증가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주가 역시 일주일 전 종가(8380원)보다 710원(8.47%)오른 909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증권(40.89%), 대우증권(25.96%), 키움증권(9.27%)의 2분기 전망치도 크게 상향 조정됐다. 삼성증권(13.00%)과 대우증권(3.91%) 주가도 일주일간 상승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2.72%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은 ▲자기매매이익 증가 ▲판매관리비 감소 ▲수탁수수료 수익증가 등을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개선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아직 증권업의 영업력 및 영업환경 개선이 본격화 됐거나 미래 신성장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증권주의 장기 추세적 상승 기대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추세적 상승은 아니더라도 증권사들의 비용절감의 효과는 주가에 긍정적 포인트로 작용하기에 분하다"며 "코스피 전망이 비관적이지 않다면 영업이익률 회복 및 개선은 지속 가능하다"고 밝혔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