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22일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은행권 주총 돌입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내주부터 주주총회에 돌입하는 금융권의 최대 관심은 지배구조 변화와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다.

특히 국제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금융지주의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내면서 올해 주총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30일 농협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린다.

KB금융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정관계 인사의 이사 선임 제한, 대표이사 회장의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배제를 담은 정관 변경 안건 등 총 8건의 안건을 상정한다. 최대 관심사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 후보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선임의 건이다.

ISS는 전날 KB금융 노동조합이 주주 제안으로 추천한 권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데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권 교수가 금융사를 포함한 상장 회사 이사회의 활동경험이 전무한데다 KB금융 전체 주주가체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히 제시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에선 KB금융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 외국인 투자가들의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들이 약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은 ISS의 권고를 따를 경향이 강한 만큼, 부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IS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의결권 자문회사로 전 세계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견을 제기한다.

앞서 ISS는 지난해에도 KB금융 노조가 제안한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이 안건은 당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9.79%)이 찬성했음에도 반대 표결이 80%를 넘어서면서 부결됐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사퇴하는 등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온 하나금융의 최대 관심사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1인 사내이사 체제로의 복귀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달 초 김회장과 김병호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3인체제로 운영하던 사내이사를 김 회장 단독 체제로 개정하는 안건을 올렸다.

무엇보다 김 회장의 연임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면서다. 지난해 김 회장의 3연임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온 하나금융은 최근 최 금감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당국과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도 김 회장이 주주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판단해 3연임 안건을 반대한다”고 권고했다.

신한금융은 제17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상정한다. 특히 임기가 종료된 8명의 사외이사 후보 가운데 5명은 재추천하고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과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최경록 CYS 대표이사를 추천했다. 

농협금융은 김용환 회장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김 회장은 2015년 4월 회장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4월 연임에 성공했다. 경영 실적으로만 보면 3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