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테니스 간판스타' 정현(22, 한체대)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 스위스)와 두번째 만남에서 완패를 당했다. 한국 팬들이 기대했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현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8강전에서 페더러에 0-2(5-7 1-6)로 졌다.

정현으로서는 5-5까지 맞섰던 1세트에서 내리 두 게임을 내주며 5-7로 패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2세트에서는 페더러가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6-1로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 사진=정현 인스타그램


세계 랭킹 26위 정현이 랭킹 1위이자 현역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페더러를 이기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앞서 지난 1월 26일 호주오픈 4강전에서 정현은 페더러와 생애 처음 맞대결해 2세트 도중 발바닥 부상 악화로 기권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정현이 제 컨디션으로 다시 페더러를 상대했기에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역시 페더러는 '황제'다웠다. 이날 정현전 승리까지 페더러는 올해 치른 16번의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번 맞대결에서 정현은 아직 페더러와 대등한 경기를 하기에는 기량 면에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위기 때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좌우 코너 공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백핸드에서 빠른 스윙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등을 페더러의 플레이를 보고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사실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은 서브였다. 페더러는 예리하고 빠른 서브를 앞세워 서브 에이스를 12개나 뺏어냈다. 반면 정현은 서브 에이스로 뽑아낸 점수가 한 점도 없었다. 서브 에이스 12-0. 페더러는 첫 서브 성공률에서도 67%-52%로 정현보다 앞섰다.

1세트에서 정현이 끈덕진 모습을 보이며 게임 스코어 5-5로 맞섰을 때, 페더러가 승기를 가져간 것도 연이어 나온 서브 에이스 덕이었다.

정현은 호주오픈 4강 진출을 계기로 한 단계 성숙해졌다. 올해 출전한 5차례 대회에서 모두 8강 이상의 성적을 냈다. 세계 랭킹도 26위로 끌어올렸고, 다음주면 순위는 더 올라갈 것이다. 즉, 앞으로는 더욱 자주 상위 랭커들과 만날 기회가 늘어난다.

정현이 여기서 또 한 번 도약해 세계 정상급 위치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서브를 좀더 강력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사실을 페더러전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정현에게는 좋은 공부가 된 페더러와 맞대결이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