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신인 선수 한 명으로 인해 설레고 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신인 1차지명으로 입단한 신인 내야수 한동희(19) 얘기다.

한동희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롯데 팬들의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날 한동희는 7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한동희는 7회말 롯데가 3-5로 뒤지다 2점을 내 5-5 동점이 된 직후 1사 만루 찬스에서 4번째 타석에 들어서 두산 투수 홍상삼을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경기는 롯데가 9-5로 이겼고, 한동희는 결승타를 기록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지난 13일 LG전에서 프로 입문 후 처음 시범경기에 출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6일 두산전까지 세 경기 모두 나서 9타수 4안타, 타율 4할4푼4리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프로 투수들의 공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유연한 배트 컨트롤로 받아치는 솜씨가 상당해 타격에 재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타격 능력보다 더욱 한동희를 주목하는 것은 3루 수비 실력. 한동희는 고졸 신인치고는 눈에 띄게 안정적으로 3루 핫코너를 지키고 있다. 조원우 감독이 파격적으로 스프링캠프에 한동희를 합류시킨 것도 그의 3루수로서의 가치를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들어 한동희는 수비와 타격에서 모두 '될성부른 떡잎'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는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인인 한동희가 주전 3루수를 맡아줄 정도로 잘 해낸다면 롯데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올 시즌 우승을 목표로 전력 보강을 한 롯데다. FA 시장에서 안방마님 강민호를 삼성에 빼앗겼지만 손아섭을 잔류시켰고 두산에서 민병헌을 데려와 타선에서의 큰 전력 누수는 막았다. 외국인 투수도 재계약한 레일리에 새로 영입한 듀브란트가 든든한 모습을 보여 크게 걱정이 없다.

다만 롯데의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바로 3루수였다. 국내 유턴한 황재균을 잡지 못하고 kt에 내줬다. 지난해 신본기 김동한 황진수 등이 번갈아 3루를 맡으며 버텼지만 확실하게 주전을 꿰찬 선수가 없었다.

이런 고민을 한동희가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아직 시범경기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한동희가 강력한 신인왕 후보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벌써 나오고 있다. 지난해 고졸 루키 돌풍을 일으키며 독보적인 활약으로 신인왕에 오른 이정후(넥센)와 비슷한 향기가 한동희에게서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다.

롯데 구단이나 팬들이 한동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게 됐다. 참고로 롯데에서 신인왕을 배출한 것은 1992년 염종석 한 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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