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110억에 다스 이익금 350억까지…아내·형·사위·조카·아들 등 친인척 연루
[미디어펜=김규태 기자]뇌물수수 의심액 110억 원 및 다스 이익금 350억 원과 관련해 20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이 가족게이트로 커지고 있다.

친형과 맏사위, 조카와 아들, 처남·처남댁에 이어 아내인 김윤옥 여사에 이르기까지 이 전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다.

핵심 혐의들과 관련해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심증을 굳힌 검찰은 회계분석을 통해 다스 이익금 등 돈의 흐름을 규명했고, 이 전 대통령 처남인 고 김재정 씨를 비롯해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과 이영배 금강 대표 등 자금관리인들이 영포빌딩 사무실에서 차명재산을 관리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성동조선이 불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데 그 중 일부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 맏사위인 이상주 삼성 전무에게 청탁성으로 22억5000만 원이 건네졌으며, 이 중 5억 원이 김윤옥 여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되어 김 여사에 대한 뇌물수수 피의자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지난 14일 밤샘조사에서 불법자금 수수 혐의와 다스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한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 검찰이 자금수수 과정에 일부 연루된 김 여사에 대해 추후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녹록치 않다.

이 전무는 이팔성 전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22억5000만 원 중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한 8억 원을 인정했고, 나머지 돈 중 5억 원이 이 전 의원을 거쳐 김 여사에게 전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김 여사가 1990년대 중반부터 2007년까지 다스 법인카드로 4억 원 넘는 금액을 백화점 및 해외면세점에서 결제한 내역을 확인했는데, 법조계는 이것이 김 여사의 횡령 혐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전 대통령이 14일 소환조사에서 본인이 받아 대북공작금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국정원 특활비 10만 달러에 대해서도,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이 지난 조사에서 김 여사를 보좌하는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해 연루 의혹이 불거졌다.

   
▲ 퇴임 5년 만에 20개 혐의의 피의자 신분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77)은 14일 오전9시23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지 21시간 만인 15일 오전6시25분 조사를 마치고 묵묵히 귀가했다. 사진은 14일 오전 출두한 모습./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 개인 차원의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 이어 가족게이트로까지 번진 관련 사건의 친인척 범위는 김 여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둘째형인 이 전 의원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 원과 이팔성 전 회장으로부터 8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고, 사위 이 전무는 22억 뇌물수수 전달통로로 연루되어 있다.

조카인 이동형은 다스 관계사와의 리베이트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상태이고 이 전 대통령 아들인 이시형씨는 다스 부당승계 혐의, 처남댁인 권영미씨는 허위급여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스스로 친인척 명의의 차명부동산 의혹 혐의를 받고 있기도 하다.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6일 오전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구속 및 불구속 방안을 모두 1-2안으로 보고해 문 총장이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수사팀 내부 기류는 구속수사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문 총장은 검찰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청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가족게이트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김 여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 예우를 고려해 비공개 조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영장 청구 결정시기는 이와 교차된 다음주 내로 관측되고 있다.

법조계는 검찰이 청구 여부를 결정한 후 김 여사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방식과 소환시기를 정할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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