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04년 미국 금리인상 후 97년,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미국금리 인상 시 원·달러 환율↑ 원·엔 환율↓ 전망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미국의 금리인상 후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면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의 영향과 한국의 정책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인상, 통화환수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도 양적 완화정책을 중단하고 긴축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이 금리를 인상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글로벌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봤다. 신흥국에 유입된 외국인 자본도 빠져나가는 추세라 향후 한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 금리 인상시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1994년 미국 금리인상 후 1997년 동아시아금융위기가 발생했고, 2004년 미 국 금리인상 후에는 2008년 신흥국 유동성 위기가 일어났다. 

이에 이번 미국 금리인상 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은 한국으로서는 미 금리인상에 따른 파급영향 분석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 시 원·달러 환율은 오르고 원·엔 환율은 내려갈 전망

한경연은 통화정책반응함수, 필립스곡선, IS곡선 등으로 구성된 개방경제 신케인지언 모형을 이용해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한국의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금리 인상시 자본유출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지만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엔화는 더 큰 폭으로 약세가 되어 원·엔 환율은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수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한일 간 환율변동의 차이는 기본적으로는 미·일간 신뢰와 한·미간 신뢰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대중적자 해소를 위한 미국의 환율·통상 압력에 한국이 희생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 인상,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로 금년 하반기부터 자본순유출로 반전 가능성도 있어 우리 정부의 대비책을 요구했다.

위기시 외환보유액 약 1200억 달러 부족…한미·한일 통화스왑 필요

한경연은 외환위기 시 외환보유액이 약 1,200억 달러 정도 부족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위기가 발생한다면 부족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주자의 자본유출, 해외한국법인의 현지금융 중 단기상환분, 환율급등 시 시장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개입분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보고서는 외환위기를 막으려면 한·미, 한·일 통화스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대외관계를 감안할 때 2008년처럼 한미통화스왑이 가능할지 확신하기 힘든 상황이며 한일통화스왑 재논의도 쉽지 않은 여건이다.

연구를 진행한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한국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외화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활성화로 원화절상의 원인 중 하나인 불황형 경상흑자를 축소하고, 한미 신뢰회복을 통해 환율 및 통화정책의 운신의 폭을 확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금리인상은 기업부실을 심화시키고 가계부채 상환부담을 가중시켜 경기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므로 금리 추가 인상은 자본유출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한다 해도 무엇보다 한국정부가 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외채차환비율 감소와 외국인주식투자자금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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