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한 해 최고의 실적을 냈던 증권사들의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다수 재선임되면서 2018년 증권가 전략 지도가 어느 정도 완성됐다. 작년과 같은 호실적을 기대하는 시선이 다수인 가운데 투자은행(IB) 시장에서의 열띤 경쟁이 예상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CEO 선임이 완료됐다. 특이한 사항은 다른 때보다 ‘연임’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작년 한 해 훌륭한 실적을 기록한 만큼 한 번 더 기회를 얻은 측면이 크다. 

   
▲ KB증권 윤경은(왼쪽) 대표와 전병조 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들은 2018년 연임돼 KB증권은 올해도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작년 증권사 55곳의 총 순이익은 전년도보다 무려 79.6% 급증한 3조 8322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활황을 등에 업고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데다,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조기 상환이 많았던 영향을 받았다.

작년 수수료 수익은 전년도 대비 12.4% 증가한 8조 4176억원에 달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수탁수수료가 늘었고, IB 수수료수익도 늘어났다. 아울러 주식 관련 이익은 98.6% 상승한 6275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이와 같은 호실적에 힘입어 이미 작년 말에 현행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 체제의 1년 연장을 확정지었다. 올해부터는 1인 CEO 체제로 이행할 것이라는 예측을 깬 조치였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무려 11번째 연임을 확정지으며 ‘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이어갔다. 이밖에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의 3연임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의 연임도 업계 화제가 됐다.

이들이 올해에도 호실적을 이어가며 ‘AGAIN 2017’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작년과는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고, 3월 FOMC를 통해 미국은 기준금리를 실제로 인상했다. 유가마저 상승하고 있어 증시가 상대적으로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의 변동성은 상당히 커졌다. 국내 코스피‧코스닥 역시 1월의 랠리가 있었을 뿐 2월부터는 변동성이 커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국내 기준금리 인상 역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한국은행은 작년 11월, 무려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올해 상반기 무렵 재차 기준금리가 인상되며 미국 금리인상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모로 작년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달라진 증시 환경에 대비해 조직을 개편하고 특히 IB(투자은행) 분야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 이미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국내 5대 증권사들은 M&A(인수·합병), PE(프라이빗에쿼티) 등의 업무를 따로 분리하는 등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편 중소형사는 중소·벤처기업에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기업공개(IPO) 주관사나 주식발행시장(ECM) 등 기업 자금조달 업무를 노리며 IB분야에서 지분을 늘려 간다는 전략이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증권사 최초로 장외투자를 시작하며 달라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내달 새롭게 지정되는 ‘중소기업 특화증권사’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며 업계의 분위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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