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55분 만인 23일 오전0시1분 검찰이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영장을 집행하고 동부구치소에 이날 0시18분 수감되기까지 17분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체념한 듯 담담한 표정이었다.

논현동 자택에서 서울동부구치소로 수감되는 이 전 대통령을 보며 아들 이시형씨 등 가족과 일부 측근들은 오열하기도 했다.

김윤옥 여사는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아들 시형씨는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흘렸다.

자유한국당 권성동·장제원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측근 20여 명은 자택 밖으로 나와 검찰측 호송차량 옆에 도열해 이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검찰 관계자들과 함께 문밖으로 나온 이 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측근들과 악수한 후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차량 뒤좌석에 올랐다.

지난 14일 소환조사를 맡았던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이 수사관들과 함께 이 전 대통령을 동행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한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도착 후 일반 구속 피의자와 동일한 입소 절차를 밟았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및 법무부 지침에 따라 이뤄진 입소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교도관에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받은 후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았다.

구치소에서 이 전 대통령의 신분은 '미결수용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형사 피의자다.

휴대한 소지품 모두 영치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몸을 씻고 수용자복(수의)로 갈아입은 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를 달고 키측정자 옆에 서서 찍는 수용기록부 사진, 일명 '머그샷(mug shot)'도 찍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를 받은 후 자신에게 배정된 의류와 세면도구, 식기 등을 들고 자신의 수용거실(감방)로 향했다.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독거실(독방)을 배정했다.

   
▲ 22일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23일 새벽 서울동부구치소로 수용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집행과 동시에 그동안 이 전 대통령에게 제공되던 청와대 경호실의 경호가 중단됐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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