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전(현지시간)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의 부인 응우옌 티 히엔 여사와 베트남 전통 생활상을 둘러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인 민족학 박물관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미디어펜=정광성 기자]남색 투피스 정장 차림을 한 김 여사와 검정색 아오자이를 입은 히엔 여사는 박물관 정문을 지나 본관에서 실내 관람을 시작하면서 두 손을 꼭 잡고 함께 걸었다. 두 여사는 지난해 1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 때 만난 바 있다.  

김 여사와 히엔 여사는 현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에 전시된 베트남 민속 공예품 등을 관람했다.  

김 여사는 우리나라 전통 자개를 닮은 공예품을 보면서 "조각인가요? 무늬가 굉장히 아름답습니다"라고 관심을 보였고, 11세기부터 시작된 수상인형극 인형을 보고는 "저건 남자상(像)인가요, 여자상인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해설사는 "전통 베트남 여성상이고, 나무로 만들어 물에 잘 뜨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설사가 베트남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어머니 숭배를 위한 모상(母像)을 가리키며 "하늘, 땅, 물, 숲 등 네 가지를 연결하는 의미"라고 설명하자, 김 여사는 웃으며 "역시 하늘과 땅, 물, 숲을 연결하는 데는 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히엔 여사도 웃으며 "저도 이 전시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응수했다. 

히엔 여사는 김 여사에게 박물관에 전시된 전통가구 등을 소개했고, 김 여사는 양국 전통문화에 유사한 점이 많음을 강조했다.

전시를 관람하던 김 여사는 고인을 모시는 장례문화, 신에게 예물을 바치는 의식, 수확한 아마로 린넨 직조를 하는 작업 등에 모두 여성이 큰 몫을 담당했던 것을 보곤 “소수민족들의 전통적인 삶을 둘러보니 여성들의 고된 노동이 있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바뀌었고 바꾸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히엔 여사는 “베트남 여성의 권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또한 김 여사는 농경사회, 유교문화 등 한국과 공통된 점들이 많아서인지 낯설지가 않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어서 두 여사는 무어 조이 느억(Mua Roi Nuoc), ‘물에서 춤추는 인형’이란 뜻의 베트남 전통문화인 수상인형극을 관람했다. 인형술사들이 대나무 장막 뒤에서 몸을 물에 반쯤 담근 채 긴 대나무와 끈 등으로 연결된 인형을 조종해 만드는 인형극으로 이와 같은 형태는 베트남이 유일하다. 1천년에 걸쳐 내려오고 있으며 농민의 일상과 전설을 재현하며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어진 오찬에서 히엔 여사는 아오자이 패션쇼를 마련해 김 여사에게 베트남 전통의상을 소개했다.  

김 여사는 히엔 여사에게 “한국에는 베트남 유학생이, 베트남에는 한국 유학생이 많다. 또한 스포츠, 음식, 문화 등 비슷한 점들도 많지만 서로 다른 것들이 교류되기도 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것들이 더욱 많아진다면 두 나라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