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이 북아일랜드를 맞아 잘 싸우고도 역전패했다. 경기 후 한국대표팀의 고질인 수비 불안에 대한 비판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24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영국 벨파스트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전반 7분만에 권창훈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날 한국은 공격 면에서는 활기찬 모습을 보여줬다. 선제골을 넣을 때 박주호가 북아일랜드 수비 진영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절묘한 스루패스가 돋보였고,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한 권창훈의 결정력도 좋았다.

이후 맹공을 퍼부었으나 대체로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골 결정력이 부족한 부분, 손흥민이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릴 때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지 등은 앞으로 신태용호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문제는 역시 불안한 수비였다. 

한국은 전반 19분 김민재의 자책골로 동점을 내줬다. 자책골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걷어내려던 볼이 우리 골문 안으로 향한 것은 실수로 넘길 수 있다. 

바로 그 앞 상황에서 김민재가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려다 위험 지역에서 무리한 파울을 범해 프리킥을 내준 것이 오히려 질책받을 일이었다. 또한 북아일랜드가 세트피스 과정에서 속임 동작으로 나왔을 때 우리 수비는 전혀 대비가 안됐고 우왕좌왕한 것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1-1로 맞서던 후반 41분, 역전 결승골을 내준 장면도 되새겨 봐야 한다. 장현수는 북아일랜드 장신 공격수 코너 워싱턴에게 볼이 투입되자 잘 따라붙었다. 하지만 1대1 몸싸움에서 밀렸고, 워싱턴은 폴 스미스에게 좋은 패스를 내줄 수 있었다. 김민재가 스미스를 쫓아가봤으나 슛을 저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우선 장현수가 몸싸움을 이겨냈어야 했다. 중앙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와 1대1 피지컬 대결에서 밀리면 답이 없어진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독일, 스웨덴 선수들과 맞붙었을 때 흔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김민재도 조금 더 판단을 빨리해 스미스의 슛에 최소한의 방해를 했어야 했다. 

앞서 후반 35분께 한국 공격에서 이재성의 절묘한 패스로 김신욱이 골문 정면에서 결정적 찬스를 잡았을 때 북아일랜드의 수비수가 몸을 던져 발을 내밀며 슛을 방해했다. 이것과는 대조적인 한국 수비진의 역전골 허용 장면이었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가정해 보면, 이런 경기 양상은 우려된다. 즉, 한국이 선제골을 넣었을 때는 역전까지 당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어떻게든 버텨 최소한 무승부라도 이끌어내 승점 1점이라도 벌어둬야 하는 것이 조 최약체인 한국이 16강을 바라볼 수 있는 길이다.

김민재와 장현수의 개인적인 실수를 탓하는 것은 월드컵이 얼마 남지 현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근본적으로 수비의 조직력을 더욱 세밀하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이 북아일랜드전을 통해 다시 한번 뼈아프게 얻은 교훈이다. 그래서 거듭 강조돼야 할 점이 바로 월드컵 본선에서는 김민재와 장현수처럼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태극전사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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