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하는 중국…"기술 장벽 높아 격차 좁히기 쉽지 않아"
휴대폰 점유율↓ "실수 줄이기 위해 노력…갤S8로 성장 회복 중"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중국 전자 시장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주주들도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휴대폰 등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에 대한대안이 있냐는 것이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49기 주주총회에서는 중국 시장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사장단은 주주들의 질문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피력했다.

한 주주는 “중국이 연간 200조원 이상을 반도체에 투자하고 있어 걱정”이라며 “삼성전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기남 DS부문 사장은 “최근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뿐 아니라 전 반도체 부문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중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반도체 산업은 여타 산업과 비교해 기술 장벽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간에 대규모의 투자만으로는 기술 격차의 벽이 쉽게 축소되리라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자만하지 않고 더욱더 기술 개발을 가속화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경쟁력과 차별화를 유지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2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또 다른 주주는 “19%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중국 시장에서 한 자리 숫자로 내려왔는데 대응책이 무엇이냐”며 “모바일 D램을 사용해서 중국시장에 풀 계획이 없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질문을 접한 고동진 IM부문 사장은 “주주 여러분께서 중국 시장 휴대폰 사업에 걱정해주시는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중국 시장은 말씀주신대로 한자리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 사이에 우리는 조직 책임자를 교체했고, 현지에 영업조직을 3단계로 나눠있는 것을 중간에 한 단 계 없애 빠른 의사결정체제로 바꿨다”며 “그간 쌓여있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한 응축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다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중국 시장은 우리 내수시장처럼 봐선 안 되는 복잡한 시장이기 때문에, 현지 관습, 유통, 오랫동안 내려왔던 것들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실수가 없도록 차근차근 접근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갤럭시S8과 같은 플래그십 모델은 시장점유율 10%에 근접하는 등 시장 성장을 회복하고 있다”며 “주주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저희가 한번 저질렀던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열심히 노력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글로벌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격려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주주는 “삼성을 미워하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먹여 살려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다른 주주는 “삼성전자가 한국 내에서도 굉장히 강력한 기업이지만 세계적으로 정말 대단한 기업”이라며 “삼성전자 같은 초일류기업이 없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또 다른 주주는 “매출과 이익이 증가해 주가도 많이 올랐고 배당도 늘려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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