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값 97로 컬러품질 태양광 근접
COB로 조명디자인 시장 본격 도전장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울반도체가 컬러품질에 집중하고 있다.

단가가 낮은 일반 실내용 조명에서 하이엔드급 조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태양광에 가까운 조명 기술을 확보하는 등 독자적인 움직임을 벌여 이달까지 칩온보드(COB) 시장서 경쟁사인 삼성과 LG이노텍 등을 제치고 컬러 품질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25일 LED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의 썬라이크(Sunlike) CBO 조명은 이탈리아 로마 고대 도시 폼페이 유적지에 채택됐다. 예술품 조명 프로젝트와 하이엔드 디자이너 LED 조명을 판매하는 루멘 센터 이탈리아(LCI: Lumen Center Italia)이 썬라이크 제품을 벽화 조명으로 채택하면서 9개의 스포트라이트를 납품한 상태다.

   
▲ 폼페이 유적지에 납품된 서울반도체 벽화의 모습(오른쪽)/사진=서울반도체 제공


서울반도체의 경우 COB 조명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연색성 지수인 CRI(Color Rendering Index)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폼페이 조명으로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CRI는 물체의 색을 얼마나 잘 나타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수다. 흔히 100에 가까울 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다.

100에 달할 경우 자연광 아래서 보는 것처럼 표현색이 다양하고 생동감 있다고 보면 되는데 미술품의 경우 CRI 지수가 높은 조명을 사용할 수록 실제 색감의 분위기가 잘 전달된다.

이날까지 LED칩을 제작해 판매하는 서울반도체와 삼성 LED 사업부, LG이노텍 등의 COB 제품 데이터 시트를 살펴본 결과 CRI 지수는 서울반도체 제품이 9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반도체의 경우 LED 조명 전문 회사로 색의 품질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인공조명 기술의 색 재현 정도를 측정할 때 쓰는 CRI를 버리고 CQS(Color Quality Scal)를 대입하는 등 컬러품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까지는 전 세계 모든 조명이 색의 품질을 측정할 때 CRI를 통해 광원과 빛의 번짐 정도, 효율성 등을 따져왔다. 그러나 이는 과거 개발된 측정 지수로 형광등과 할로겐램프 등에는 적합하지만 백색 광원인 LED 조명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때문에 일부 글로벌 조명 기업과 사진업계를 중심으로 CQS를 통해 색 재현 정도를 측정하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개념인 CQS와 관련해 한국화학연구원 소속 김창해 책임연구원의 자문을 받아 CRI와 CQS의 차이점을 분석해봤다.

   
▲ 같은 LED 조명을 놓고도 CRI와 CQS는 색상 지수에 있어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다/자료 사진=서울반도체 제공

그래프는 각각 같은 LED 조명을 놓고 CRI와 CQS로 광원 값 등을 측정했을 때의 결과물이다. 왼쪽 차트는 A사 제품, 오른쪽 차트는 B사의 LED 제품이다.

두 조명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CRI와 CQS에서 색감에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CRI보다 CQS로 측정했을 때가 색이 더 밝고 다양하게 측정됐고 CRI에서는 나타나지 않던 연두색과 노란색(보라색 표시)도 보였다.

차트에 빨간색으로 표시한 Ra, Qa 값의 경우 전체 색상 지수를 평균으로 계산한 값을 뜻한다. 흔히 좋은 조명은 색상별로 각각의 지수가 차트상에서 균등하게 평행선을 이룬다.

예컨대 차트 상에서 A사는 CRI와 CQS 평행선을 이루고 측정 값이 모두 동일한 연색 지수 97을 나타내 비교적 좋은 조명으로 보면 된다. 반면 B사는 편차가 벌어져 지수값이 고르지 못했다.

특히 B사의 경우 CQS 측정 시 청색은 76, 녹색이 81 정도로 낮은데 이대로라면 그림에 조명을 비춘다고 가정할 때 녹색과 청색의 색상은 표현력이 깊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또 차트에 노란색으로 표시한 R9(빨간색)에 대해서도 유의깊게 보는 게 좋다. R9의 경우 다른 색상에 비해 조명 영역이 표현하기 어려운 색상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사진과 영상 촬영이 많은 작업자들은 조명 임대 전 R9(빨간색) 지수가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간을 피사체로 찍는다고 가정할 때 인체는 혈액이 흘러 붉은 기가 맴돈다. 이 경우 R9가 낮은 조명을 사용할 경우 혈색이 창백해보이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다만 김 연구원은 CQS와 CRI 값만이 무조건 높다고 좋은 조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도구는 광량 측정의 결과 값으로 실제 조명이 실내에 적용됐을 때 인간에 미치는 영향(눈부심, 자외선 등)과 소비전력 효율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창해 연구원은 "우리가 말하는 조명은 3원의 색상을 섞어 표현하는 디스플레이와 달리 빛이 실제로 나와 물체에 부딪혀 그 색상을 구현해내야 하기 때문에 조명 안에는 다양한 색이 들어가야하고 연색성 지수가 높아야 좋다"면서 "연색성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자연광(태양)과 가까워 모든 조명이 값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고, CRI와 CQS는 그걸 증명해주는 측정 도구라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CQS의 경우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컬러품질 척도지만 아직 표준화되지 않아 조명 업계가 쓰는 일이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반도체의 경우 조명 전문 기업이라 제품 기술력을 높여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연색성 지수를 100까지 높이는 데 주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상업용 조명 시장을 뚫기란 사실상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부 전시 모습/사진=미디어펜


스튜디오나 백화점 등의 경우 일부 하이엔드 조명을 채택하는 곳이 있지만 커스텀 제품이나 외국산 조명을 쓰는 일이 많고 대중의 인식도 부족한 편이다. 또 기존에 LED 제품을 사용하던 미술관과 박물관 등은 최근 OLED로 조명을 전면 교체하는 추세로 전해졌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2009년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에 자사 제품인 '아크리치' 등을 적용해왔지만 최근 LG이노텍 OLED 조명으로 전면 교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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