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토종 좌완 에이스가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가 나란히 시즌 첫 등판에서 에이스다운 역투를 펼쳤다. 

지난해에는 김광현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통째 쉬었다. 반면 양현종은 절정의 피칭으로 KIA를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끌며 MVP를 휩쓸었다. 양현종이 구축해놓은 최고 좌완 1인 천하에 돌아온 김광현이 새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광현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와 볼넷 1개만 내주고 6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했다.

   
▲ 사진=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이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1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SK와 KIA는 각각 롯데, kt를 5-0, 14-1로 누르고 승리를 따냈다. 김광현과 양현종 모두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김광현의 호투는 팬들에게는 감동적이었다. 2016년 10월 8일 삼성전 이후 533일만의 등판이었던 그는 부상 후유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다이내믹한 투구폼과 위력적인 구위로 돌아와 있었다. 최고 152km를 찍은 강속구와 주무기인 예리한 슬라이더는 롯데 타선을 압도했다. 

1회 손아섭을 2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위기를 만들지 않았고 2회에도 한동희에게 첫 안타를 맞은 외에는 가볍게 아웃카운드를 늘려갔다. 3회 손아섭에게 좌전안타 하나를 내줬을 뿐이었다. 4회에는 1사 후 잠시 제구가 흔들리며 박헌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번즈를 삼진, 한동희를 3루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5회에는 연속 삼진 후 민병헌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손아섭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투구수 78개를 기록한 김광현은 관리 차원에서 6회 마운드를 서진용에게 넘겼다. 2016년 9월 30일 잠실 LG전 이후 처음 승리투수가 되며 '에이스의 완벽한 귀환'을 알리니 김광현이다.

양현종도 지난해 20승 투수의 위력이 여전했다. 5회초 황재균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1회 선두타자 정현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출발한 양현종이지만 이후 내리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부터 4회까지는 삼진 1개씩을 잡아내며 3연속 삼자범퇴로 깔끔한 피칭을 이어갔다. 

5회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유한준을 중견수 뜬공, 박경수를 삼진, 강백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6회는 다시 삼자범퇴로 막았다.

7회에는 로하스와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2루로 몰리는 첫 위기를 맞았지만 유한준을 2루수 쪽 병살타로 유도해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7이닝 동안 투구수 81개에 불과한 양현종이었지만 이미 점수 차가 10-1로 크게 벌어져 8회 마운드를 문경찬에게 넘겼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토종 최고 좌완 자리를 놓고 벌일 불꽃 대결, 2018시즌 프로야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임을 둘은 첫 등판부터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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