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지난 주말 2018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2연전으로 열린 개막전에서 1승도 건지지 못한 두 팀이 있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였다.

LG는 창원 원정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4일 개막전 2-4 패배, 25일 1-7 패배를 당했다. 롯데도 인천 원정에서 SK 와이번스를 맞아 5-6, 0-5로 이틀 연속 패배를 맛봤다.
  
두 팀의 연패는 기본적으로 타선 침체 때문이었다. LG는 1차전 7안타로 2점을 뽑고, 2차전에서는 3안타 빈공에 허덕이며 1점밖에 얻지 못했다. 롯데도 1차전 7안타로 4점을 냈고, 2차전은 산발 5안타로 영패를 안았다. 수비 실책도 LG 3개(2차전), 롯데 2개(1차전)가 나오며 아직 수비가 정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 사진=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또 한 가지, 두 팀의 공통점이 있었다. 외국인 투수 소사(LG)와 레일리(롯데)를 등판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은 개막전 선발로 나서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지난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투수들이다.

하지만 LG는 윌슨, 김대현을 1, 2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롯데는 듀브론트, 윤성빈이 1, 2차전 선발 등판했다. 윌슨과 듀브론트는 두 팀이 야심차게 영입한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이어서 개막전부터 첫 선을 보인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2번째 경기에 '영건'인 김대현, 윤성빈을 선발 카드로 뽑아든 것은 다소 의외였다. 특히 윤성빈은 이날 등판이 프로 데뷔전이었다.

소사와 레일리는 개막 후 3번째 경기가 되는 27일 넥센, 두산전에 나란히 선발 예고됐다. LG와 롯데는 왜 이들을 개막 2연전에서 아꼈던 것일까. 

두 팀 다 당초 구상했던 선발 로테이션에 차질이 생겼다. LG는 토종 좌완 에이스 차우찬이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 로테이션에 들지 못하고 한 차례 정도 등판을 미루게 됐다. 롯데는 신예 에이스로 떠오른 박세웅이 역시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 중이며 언제 복귀할 지 미정이다.

류중일 LG 감독,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런 팀 선발진 상황 때문에 고심끝에 소사, 레일리를 27일 등판으로 미뤘다. 무엇보다 이날 등판하는 투수는 4일 휴식 후 오는 4월 1일(일) 경기에도 다시 선발로 나서야 한다. 만약 소사와 레일리를 25일 경기에 등판시켰다면, 27일에는 팀내 3선발이 나서야 했고 이들이 일요일 경기까지 책임져야 했다. 개막 초반 중요한 시기에 그런 역할을 해줄 투수가 LG와 롯데에는 소사, 레일리 외에는 마땅찮다.

두 팀 다 이번 주말 3연전에야 홈 개막전을 갖는다는 것도 고려 사항이었다. LG는 NC(창원), 넥센(고척돔)과 원정 경기를 가진 뒤 30일 잠실 홈에서 KIA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갖는다. 롯데도 SK(인천), 두산(잠실)과 원정 경기 후 30일부터 사직 홈에서 NC와 만난다. 

시즌 처음 홈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게 되는 LG와 롯데 입장에서는 믿을 만한 투수인 소사와 레일리를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시켜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을 한 측면이 강하다.

LG와 롯데가 원정 개막 2연전을 모두 패한다는 예상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2연패였다.

결국 소사와 레일리는 시즌 첫 등판부터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소사는 지난해 넥센과 개막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좋은 기억이 있다. 레일리도 지난해 두산을 상대로 4경기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68로 괜찮은 면모를 보였다.

LG와 롯데 타선이 전반적으로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소사, 레일리는 최대한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며 실점을 줄이고 팀 승리를 이끌어내야 한다. 둘이 나선 경기에서 또 패한다면 LG와 롯데의 개막 후 연패는 길어질 수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