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2014년 4월16일 당일 오후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대처 방안 등에 대해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8일 이와 함께 "당시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 보고 및 지시시간을 사후 조작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대통령 보고 및 지시시간 임의 변경,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무단 수정의 책임을 물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을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수정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이날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첫 서면보고를 받은 시각과 첫 유선 보고가 이뤄진 시각 등이 사실과 다르게 적힌 답변서를 만들어 국회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에 박 전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그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고 내용을 최초 보고한 시간이 오전9시30분으로 알려져있지만 사후에 30분 늦은 오전10시로 조작된 정황이 발견됐다"면서 김기춘·김장수 전 실장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의뢰한 바 있다.

특히 이날 검찰이 기소하면서 세월호 사고 발생 당일 오후 최순실씨가 청와대 관저에 들어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대책 회의를 연 것으로 전해졌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2014년 4월16일 당일 오후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대처 방안 등에 대해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자료사진=연합뉴스

검찰은 당시 청와대 근무자와 각 부처 관계자 등 63명의 참고인을 조사한 결과, 최씨는 이날 이영선 전 경호관이 모는 차를 타고 오후 2시15분 청와대 관저로 들어와 '문고리 3인방' 비서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과 회의를 연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도 최씨가 참여했던 당시 '관저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7시간' 의혹에 대해 간호장교와 미용사를 제외하고 어떠한 외부인도 관저에 들어온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허무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또한 검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각은 빨라도 전 정부 청와대가 주장한 오전10시보다 20분 가량 늦은 오전10시20분 경으로 확인됐고, 박 전 대통령이 김장수 전 실장에게 총력 구조를 전화로 지시한 시각도 오전10시15분이 아니라 10시22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자 안봉근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조사됐고, 이후 안 전 비서관이 관저로 가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해 침실에 있던 박 전 대통령이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앞서 11차례에 걸쳐 실시간으로 서면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이 이메일로 11차례 발송한 보고서를 오후와 저녁에 총 2차례 출력해 일괄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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