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고졸 신인투수 양창섭(19)이 너무나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KIA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깜짝 역투를 펼치며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프로 신고식을 했다.

양창섭은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 프로 입단 후 첫 등판에서 선발 중책을 맡아 6이닝을 4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덕수고 시절부터 대형 투수로 주목 받았고, 시범경기 호투로 기대감을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데뷔 등판인데다 상대는 KIA였는데 이렇게 잘 던질 줄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디펜딩 챔피언 KIA는 전날까지 개막 후 3경기를 치르면서 가장 방망이가 뜨겁게 달궈진 팀이었다. 3경기에서 홈런 10방을 포함해 42안타를 몰아쳤고 35점이나 뽑아냈다. 특히 전날(27일) KIA는 홈런 6방 포함 14안타로 삼성 마운드를 두들겨 17-0 대승을 거둔 바 있다.

고졸 루키가 이런 KIA 타자들을 상대로 떨리거나 긴장하는 표정 없이 아웃카운를 손쉽게 잡아내는 모습은 깜짝 놀랄 정도였다. 제구력이 좋았고 완급조절도 탁월했다. 위기관리 능력까지 갖췄다. 한마디로 '물건'이 될 재목임을 증명했다.

1회말 첫 상대한 이명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좋게 출발을 하더니 2회까지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간단히 끝냈다.

3회말 첫번째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최원준에게 첫 안타를 2루타로 맞았고 김민식에 게 첫 볼넷을 허용해 1, 2루로 몰렸다. 하지만 이명기를 2루수 땅볼,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버나디나는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최형우(좌익수 뜬공), 나지완(2루수 뜬공), 김선빈(중견수 뜬공) 등 KIA의 자랑인 강타자들을 내리 잡아냈다. 

5회말을 1안타로 넘긴 양창섭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에는 선두타자 버나디나에게 우중간으로 향하는 2루타를 허용했다. 무사 2루. 실점할 확률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위기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양창섭이었다. 안치홍을 중견수 뜬공,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유도해 2사 3루가 됐다. 나지완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 3루로 몰렸지만 김선빈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으며 점수를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6회까지 투구수 90개를 기록한 양창섭은 제 몫을 200% 이상 해내고 삼성이 4-0으로 앞선 가운데 7회 마운드를 최충연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삼성은 새로 영입한 두 외국인 투수 아델만과 보니야가 각각 첫 등판에서 부진했던데다 우규민도 부상으로 빠져 있어 선발진 고민이 많았다. 아델만은 25일 두산전에서 6⅔이닝 5실점했고, 보니야는 전날 KIA전에서 3⅓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양창섭이 보여준 눈부신 호투는 삼성 마운드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삼성이 리드를 유지해 승리하면 양창섭은 데뷔 첫 등판에서 선발승으로 프로 첫 승을 올리게 된다.

한편, 양창섭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며 무실점 호투를 도운 안방마님 강민호는 6회초 솔로포로 득점 지원까지 해줬다. 강민호의 삼정 이적 후 첫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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