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걸레 반영에서 AI 적용된 무선 청소기로 변모
보다 나은 청소기 만들기 위한 '삼성-LG' 노력의 결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먼지를 빨아들이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었던 청소기가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세먼지와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것은 기본, 인공지능(AI)이 적용돼 더러운 곳을 스스로 찾아 청소해주는 똑똑한 무선청소기까지 등장했다.

청소기가 등장하기 전까지 더러운 곳을 닦는 것은 오롯이 사람의 몫이었다. 구석에 낀 먼지는 젖은 걸레로 닦거나 빗자루를 사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 같은 패턴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기계 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20세기부터다.

1901년, 미국의 존 써먼은 바람을 불어 흙과 먼지를 한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의 청소기를 개발, 물질을 효과적으로 쓸어낼 수 있게 만들었다. 다만 청소 과정에서 흙먼지가 날리고 휴대가 불가능한 크기가 당시 청소기가 가지고 있는 단점이었다.

이 같은 불편함을 극복한 가정용 청소기는 1907년 미국 머레이 스팽글러로부터 탄생한다. 그는 어른이 혼자 옮길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휴대용 진공청소기를 개발했다. 머레이가 개발한 청소기는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었다.

   
▲ LG전자 동글이 청소기 광고./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우리나라에 진공청소기가 상용화된 것은 미국의 역사보다 70여년 늦은 1978년, LG전자(옛 금성사)가 진공청소기 개발에 착수하며 시작된다. 

금성사는 다른 제품보다 늦은 1976년 진공청소기 개발을 시작해 1978년 국내최초 ‘실린더형 청소기(V-6080)’를 출시한다. 먼지통이 큰 실린더형 청소기는 말 그대로 많은 먼지를 흡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뒤늦게 전자사업에 띄어든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청소기가 출시 된 후 1980년 실린더형 청소기를 제작했고, 1981년부터 이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뒤질세라, LG전자 역시 청소기 개발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 이 회사는 먼지를 제거한 후 물걸레질을 해야 개운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 1981년 LG전자는 세계 최초 한국형 물걸레 청소기를 출시했다. 

이후에는 국내 최초 업소용 청소기를 개발했고, 1992년에는 회전식 물걸레 청소기의 시초가 된 동글이(VA-123X1)를 출시한다. 2001년에는 국내최초 먼지봉투가 필요 없는 청소기 싸이킹을 출시해 또 한번 도약에 나서며 ‘백색가전 1위’의 명성을 굳혀 간다.

   
▲ LG전자 모델이 LG 코드제로 T9를 사용하고 있다./사진=LG전자 제공

삼성전자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먼지통에 종이봉투를 끼우는 제품을 시작으로 2002년 집진 능력이 뛰어나고 먼지 날림이 없는 사이클론 방식을 선보이며 청소기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이후 2003년 코드리스 청소기를 출시했다. 

또 2005년에는 공기방과 먼지방을 분리한 트윈챔버 시스템 기반의 진공청소기를 선보이며 청소기 시장을 이끈다. 2006년에는 소음을 세계 최저 수준인 58㏈로 낮춘 조용한 스텔스 청소기를 개발했다. 특히 2006년 개발한 로봇청소기는 보안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 가전으로 꼽히고 있다. 

일일이 빗자루 질 해가며 청결을 유지했던 시절을 지나 기계의 힘을 빌려 스스로 청소하는 청소기가 나오기까지, 그 중심에는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기업’이 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0여년 간 서로를 견제하며 끊임없이 성장해 왔던 거다. 

이들의 노력으로 회전식 물걸레 청소기를 시작으로 진공, 스팀청소기로의 변화에 이어 이제 카메라로 위치를 인식해 스스로 청소하는 최첨단 로봇청소기까지 등장했다. 양사의 ‘선의의 경쟁’이 소비자에게 ‘선택할 자유’와 ‘생활수준 향상’이라는 혜택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앞으로 양사의 ‘선의의 경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홍대점에서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파워건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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