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월세 비중 28%
전셋값 하락·쏟아진 입주 물량·정부 대출 규제 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서울 주택 임대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던 월세가 차츰 힘을 잃는 모양새다.대출 부담 등에 따른 전세 전환, 쏟아진 입주 물량에 따른 전셋값 하락 등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하 월세 비중)은 28.22%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1.29%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전년 같은 월과 비교하면 7.43%포인트나 추락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 2015년 3월 사상 처음으로 30%대를 넘어 31.23%를 기록했다. 이후 줄곧 30%대를 유지하던 월세 비중은 지난해 7월 다시 20%대(29.85%)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4개월 만인 11월 30.25%로 30%대를 회복하는가 싶더니 한 달 만에 다시 2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월세 비중은 29.79%였다.

   
▲ 지난해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회색 꺾은선형 그래프는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다./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올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9.94%, 2월 29.51로 차츰 낮아지더니 3월 28.22%로 하향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월세 감소 추세는 거래량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2월 주택매매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월세 거래량은 6만 628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 1~2월 서울 월세 거래량은 945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월세 거래량은 1만 2027건이다.

전문가들은 “월세 약세는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 및 신규 분양 물량 폭탄에 따른 전셋값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동안 이어온 저금리 기조에서 집주인들은 높은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해 왔다. 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매했을 경우에도 이자 비용이 월세 비용보다 적어 사실상 부담을 크지 않았다.그러나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부터는 자기 자본금이 적은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기에 4월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쏟아져 나온 다주택자들의 매물, 경기도 등 인근 수도권 지역의 신규 입주 물량 폭탄 사태까지 더해지며 월세 전성시대가 막을 내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에 비해 많은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전세 시세가 맥을 못 추고, 전세가가 낮아지니 임대 수요자들은 월세보다는 전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물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등으로 전세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월세는 매달 주거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여전히 선호도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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