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썰전' 유시민·박형준이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29일 오후 방송된 JTBC '썰전'에서는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 발표와 향후 여야의 개헌 논의 향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시민은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정부안 그대로) 가결하기보다는 국회안을 만드는 게 낫지 않냐. 그러니 국회에서 정부안을 가결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부결하거나 국회안을 제출하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이에 MC 김구라가 "부결하면 어떻게 되냐"고 묻자 유시민은 "헌법 개정안 발의 첫날 여론조사에서는 60% 이상의 응답자가 잘 된 개정안이라고 얘기했다. 30% 응답자가 잘못됐다고 얘기했다"면서 "정부안을 부결시키게 되면 자유한국당이 굉장한 정치적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이걸 피하려면 대통령 일정을 받아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박형준은 "전 개헌을 여론몰이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상황 속 문재인 대통령이 하겠다니 지지해주자는 여론이 큰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형준은 "국회 개헌안에 대한 심층적 논의는 60일이면 충분하다. 정부안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자체가 민주주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열변을 토했고, 유시민은 "뭐가 바람직하지 않냐"며 정색했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이에 박형준은 "국회에서 입장을 달리하는 여러 정당들이 합의한 안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고, 유시민은 "아니, 그건 국회 입장이다. 헌법에 대통령 개헌안 발의권이 있는데, 뭘 바람직하고 안 하고를 따지냐"고 반박했다.

바람직한지 여부는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행사하는 것과 별개라는 게 박형준의 생각이다. 그는 "정부 주도의 개헌이 바람직한가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국회가 발의하는 게 바람직한가를 보면 국회 개헌안 발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유시민은 "그게 안 되니까 그런 거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정부 개헌안 발의와 함께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 모든 후보가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을 약속했지만 1년이 넘도록 국회의 개헌 발의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유시민은 이 입장문을 언급하며 "국회가 빨리 논의해서 개헌안을 내도록 한 것이다. 자극을 주기 위해 헌법상 권한을 행사한 건데, 전 되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형준은 "아무리 국회가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국민의 불신이 심하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대표기관은 국회다. 개헌과 같이 국가 기본 체제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항은 국회에 맡겨야 한다. 국회에서도 30년 만에 온 호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끝내 유시민과 입장 차를 좁히지 않았다.

한편 '썰전'은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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