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정봉주 전 의원 옹호 논란에 사과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1분 30초가량의 오프닝을 통해 지난 방송 논란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 캡처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은 "지난 3월 22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하여 사건 당일 정 전 의원의 행적이 담긴 사진들을 공개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방송 당시에는 프레시안이 정 전 의원의 카페지기였던 민국파라는 인물의 주장을 게재하면서, 2011년 12월 23일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논란의 핵심으로 부상한 상황이었다"고 방송 당시 배경을 설명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은 익명을 요구한 사진기자로부터 2011년 12월 23일 정 전 의원의 행적이 담긴 사진 780여 장 중 일부를 입수했다고.

사건 당일 오후 1~3시 사이 사진에 남은 정봉주 전 의원의 행적은 민국파 씨의 증언과 맞지 않았고, 정봉주 전 의원의 해명과도 일치하지 않아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측의 입장이다. 입수한 사진을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위조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을 받은 것도 사진을 공개한 이유의 하나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은 "그러나 방송은 논란이 된 특정 시간대에 대한 사실 확인에 집중했을 뿐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여 결과적으로 진실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고 잘못을 시인하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제작 관련자 교체와 책임자 징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은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공정한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사진=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 캡처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이 제공한 사진 780장 중 일부를 공개, "오후 1~2시쯤 정봉주 전 의원은 홍대 녹음실과 식당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는 정봉주 전 의원의 결백을 직간접적으로 옹호한 것으로, 이후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장소로 언급된 서울 렉싱턴 호텔에서 당일 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확인되며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김어준과 정봉주 전 의원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며 친분을 쌓았다. 김어준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방송에서 "저는 특수관계인이라 논평을 할 수 없고 사실관계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은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성추행 의혹을 부인해오던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28일 렉싱턴호텔에서 카드를 결제한 내역이 나와 결국 거짓 해명을 시인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면서도 "2011년 12월 23일 렉싱턴 호텔에서 카드 결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결제 내역을 직접 확인한 이상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정계를 은퇴하고 자연인으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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