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개막 6연패에 빠졌다.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며 자신했던 선수단도, 잔뜩 기대했던 팬들도 길어진 연패에 답답해 하고 있다.

롯데는 3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5-7로 패했다. 개막 후 원정 5연전(SK와 인천 2연전, 두산과 잠실 3연전)을 모두 패하고 이날 처음으로 사직구장 홈 팬들 앞에서 경기를 했는데 또 졌다.

홈 개막전에서 연패를 끊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로 나선 NC전이었지만 경기는 롯데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연패를 하면서 보여준 안 좋은 모습들이 그대로 반복됐다. 선발 듀브론트는 6이닝 5피안타(1홈런) 5실점해 기대했던 에이스 역할을 또 해내지 못했고, 수비 실책이 나왔고, 타선은 6안타밖에 못 때리며 침체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계속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것인가. 긍정적인 신호가 하나는 감지됐다.

8회까지 4안타 빈공에 허덕이며 2-7로 끌려간 롯데.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4번타자 이대호가 투런홈런(상대 투수 노성호)을 날렸고, 대타로 나선 이병규가 솔로포(상대 투수 임창민)를 쏘아올렸다. 막판 추격에도 경기는 그대로 롯데의 패배로 끝났지만 특히 이대호의 홈런을 주목할 만했다.

연패를 끊어내려면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 특히 팀 중심타자인데다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이대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런데 이대호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 이날 9회 마지막 타석 이전까지 24차례 타석에서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했고 타점도 하나뿐이었다.

집단 슬럼프에 빠진 롯데 타선에서 이대호의 방망이까지 풀죽어 있으니 이기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이날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드디어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리며 대포를 달구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 홈런은 영양가로 따지면 별로였다. 5점 차로 뒤져 승부가 이미 결정난 9회말 나온 투런포. 홈 개막전 패배와 6연패를 지켜봐야 했던 롯데 팬들에게 아쉬움을 달래줄 서비스 차원에서 한 방 보여준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대호의 시즌 첫 홈런 가동은 롯데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팀 타선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150억원의 사나이'이자 '롯데의 4번타자' 이대호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대호의 홈런포로 NC 마무리 투수 임창민을 마운드로 끌어내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었다.

이 경기 중계방송을 한 SPO TV 김재현 해설위원은 "롯데가 연패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대호의 홈런으로 롯데 타선은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상당한 의미 부여를 했다.    

이대호의 홈런 한 방이 잠자던 거인 타선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 역할을 할 것인지, 오늘 NC와 2차전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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