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강규형 전 KBS 이사가 집단 린치 사건 이후 또다시 KBS 직원들에게 겁박을 당하며 충돌, 시비에 휘말렸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양승동 KBS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측에서 요청한 참고인 신분으로 청문회에 참석한 강규형 전 이사는 KBS 직원들과 청문회장 바깥에서 마찰을 빚었다.

강 전 이사는 청문회에 참석하기 전 회의장 옆에 마련된 TV로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던 KBS 직원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에 KBS 직원들은 강 전 이사와 성창경 KBS 공용노조위원장이 함께 있던 참고인 대기실을 찾아갔고, 해당 사진을 지우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 지난해 강규형 전 KBS 이사의 이사회 참석을 방해한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조합원(왼쪽·위 웃고 있는 이진성 기자 外)들의 모습. 사진=유튜브


강 전 이사가 사진을 촬영한 직원들 중 일부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 본부 출신으로, KBS 언론노조 조합원 70여명은 지난해 9월 20일 이사회 참석을 위해 KBS 본관을 방문한 강규형 전 이사를 에워싸고 집단 린치를 가한 바 있다. 

이에 강 전 이사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으며, 언론노조 측은 이후 소셜미디어에 폭행 장면이 삭제된 편집본 영상을 올리며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원본이 공개되며 폭행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국회에서 강 전 이사가 사진 촬영을 한 것은 자신을 폭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KBS 직원들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 그는 지난해 집단 린치 사건 당시를 떠올리며 "그들은 내 사진을 수천 장씩 맘대로 찍었다. 집 앞에 잠복해서 가족들 사진까지 찍었는데, 나는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거냐"라며 사진 촬영을 문제 삼은 이들의 행동은 '독재적 사고방식'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사진 촬영이 불법이라는 KBS 직원들의 말에 국회 시큐리티 직원을 불러 확인했더니, 청문회장 밖에선 마음대로 촬영할 수 있다고 하더라"라며 사진 촬영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이사는 "두 사람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사진을 지우라고 했다"며 "이진성 기자는 자신이 집단 폭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면서 눈을 부라리고 신경질을 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직원들이 겁박을 하니까 옆에 있던 성창경 위원장이 '아이고, 무서워라'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강 전 이사는 KBS 직원들과 언쟁이 붙었고, 서로 고성이 오가는 과정에서 일부 욕설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자 단시간 내 '강규형 전 이사가 KBS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후 강 전 이사는 청문회를 위해 가져온 지난해 집단 린치 현장 영상 자료에서 활짝 웃고 있는 이진성 기자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 전 이사가 본인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전데요? 제가 사진 찍은 적이 없다고 했지 언제 폭력 가담 안 했다고 했습니까?"라며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한편 언론노조 KBS 본부는 고대영 전 사장 등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해 9월 4일 파업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파업 과정에서 야당 추천 KBS 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하며 이들이 근무하는 학교와 직장을 찾아가 집회·시위를 벌였다. 조합원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14일에도 강규형 전 이사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명지대에서 확성기와 대형 모니터를 동원해 사퇴 요구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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