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연패에 허덕이자 팀 간판스타 이대호가 한 관중이 던진 오물(치킨 박스)에 맞는 불상사가 나왔다. 개막 7연패에 빠진 롯데의 우울한 현주소다.

롯데는 3월 31일 열린 NC 다이노스와 사직 홈 경기에서 5-10으로 패했다. 8회까지는 5-5로 맞섰지만 9회초 마무리 손승락까지 등판시키고도 대거 5실점하며 경기를 내줬다. 개막 후 계속된 연패가 7경기로 늘어났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날 사직구장은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무기력한 롯데의 패배에 홈팬들은 상심이 컸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패배의 아쉬움이 있었다지만 경기 후 벌어지지 말아야 할 불상사가 생겼다. 퇴근을 하고 있던 이대호를 향해 누군가가 치킨 박스를 던진 것이다.

치킨 박스는 이대호의 등쪽에 그대로 맞았고, 잠시 당황하던 이대호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치킨 박스였기에 망정이지 부상을 당할 만한 위험한 물건이었다면…'이라는 가정조차 부질없다. 아무리 덜 위험한 물건이라도 선수를 향해 뭔가를 투척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롯데의 부진 원인은 복합적이다. 선수들이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을 게을리했을 수도 있고, 감독이나 코칭스태프가 선수단 관리를 잘 못했을 수도 있다. 경기에서는 투수가, 야수가, 타자가 제 위치에서 제 몫을 못했거나 감독이 경기 운영을 잘 못했으니 매번 졌을 것이다. 

이대호는 롯데의 상징과도 같은 핵심 선수이고, 4년 150억원에 계약하며 최고 대우를 받는 선수다.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이 적잖은 것은 분명하다. 또 이대호의 평소 팬들을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팬들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선수를 향해 오물을 던지는 행위는 몰상식하고 도를 넘었다.

프로야구가 큰 인기를 끌며 시즌 800만 관중을 넘어섰고 10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관중이 늘어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성숙해진 관중 의식이었다. 가족이 다함께 와서 즐기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 응원하는 팀이 졌다고 그라운드로 오물을 투척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이대호를 향한 오물 투척은 이런 최근 야구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한심한 행위다. 치킨 박스를 던진 관중은 야구장을 찾아 야구를 즐길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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