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시즌 초반 판도에 홈런이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탈꼴찌를 넘어 다크호스로 떠오른 kt 위즈, 우승 후보로 격상한 SK 와이번스, 두 팀 모두 불뿜는 홈런포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개막 후 팀당 8게임씩 치른 2일 현재, kt는 5승 3패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SK는 6승 2패로 NC와 공동 선두다.

팀홈런이 kt와 SK의 호성적을 말해준다. kt는 20개의 홈런으로 1위, SK는 19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개인 홈런 레이스에서도 두 팀의 홈런포가 얼마나 뜨겁게 달궈졌는지 알 수 있다. 현재 홈런레이스 1위에는 4개의 홈런을 날린 5명의 선수가 공동으로 올라 있다. 최정 김동엽 로맥(이상 SK) 강백호 로하스(이상 kt)다. 홈런 공동 1위에 두 팀 선수들만 이름을 올렸다.

   
▲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최정 강백호 로하스 김동엽 로맥(좌측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SK 와이번스, kt 위즈

최정은 지난 2년간 홈런왕(2016시즌은 NC 테임즈와 공동 홈런왕)을 차지했던 저력이 이번 시즌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1일 한화전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하며 단번에 선두 그룹으로 올라섰다. 김동엽과 로맥의 홈런 페이스도 무섭다.

올해 시즌 개막과 함께 야구팬들은 kt의 무서운 신인 강백호의 타격을 보는 재미에 빠져들고 있다. 고졸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엄청난 타격 파워와 정확도를 앞세워 당당히 최정 등 대선배, 그리고 외국인 강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로하스도 일찍 타격감을 끌어올려 kt의 돌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팀홈런 최하위는 롯데로 3개밖에 치지 못했다. 롯데 타선 전체가 kt 신인 강백호 한 명보다 홈런을 적게 치고 있으니 바닥 성적(7승 1패, 꼴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SK는 지난해에도 234개의 가장 많은 팀홈런을 기록하며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역시 '홈런 군단'의 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

kt도 강백호라는 대형 신인과 로하스 외에 박경수(3홈런) 황재균(2홈런) 유한준(2홈런) 등 한 방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새로운 '홈런 군단'의 등장을 예고한 셈이다.

타격은 부침이 있게 마련이고, 홈런을 많이 친다고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투수력과 수비가 뒷받침 돼야 장기 페넌트레이스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홈런을 '야구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분명하다.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바꿔놓거나, 승부를 단번에 뒤집는 데는 홈런만큼 강력한 무기도 없다. kt와 SK가 현재의 좋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궈진 홈런포가 식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미국으로 진출하기 이전 2012~2015년 4시즌 연속 홈런왕에 올랐던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도 3개의 홈런을 날리며 왕좌 탈환을 향한 시동은 이미 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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