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싼타페·K3 신차효과로 판매 증가세
한국지엠 철수설 여파로 반토막…르노삼성도 급락
이전 좀히지 못하고 여전히 평행선 걷는 한국지엠 노사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완성차 업계 대목으로 꼽히는 지난달 완성차 5사의 내수판매실적이 전년 동월대비 4.4%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지엠의 판매 하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신형 싼타페(프로젝트명:TM)와 올 뉴 K3 출시에 힘입어 판매가 늘었다. 반면 국내시장 철수 우려를 완전히 벗지 못한 업계 3위 한국지엠은 실적이 반토막 나며 업계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달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실적은 도합 13만9432대를 기록했다. 

   
▲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진=미디어펜


사회 초년생들과 대학 입학생들의 엔트리카(생애 첫 차) 수요와 드라이빙 시즌 개막에 따른 신차 수요 확대가 본격화되는 전통적인 성수기인 만큼 전월 대비로는 32.2% 늘었으나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4.4% 감소했다. 

업체별로는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현대차는 3월 내수 시장에서 6만757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대비 6.0%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43.7%였던 완성차 5사 내 점유율은 올해 3월 48.5%까지 급등했다. 

그랜저IG(그랜저IG하이브리드 포함)가 4개월 만에 월판매 1만대에 복귀(1만598대)한 가운데 풀체인지된 신형 싼타페TM이 1만3076대의 판매실적으로 단숨에 국내 전 차종 1위에 오르면서 전체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경쟁 차종인 기아차 K3 풀체인지 모델과 K5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로 판매 간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반떼AD(5928대)와 소나타 뉴라이즈(5685대)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기아차는 3월 내수 시장에서 4만854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대비 1.9%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올 뉴 K3는 본격 판매가 이뤄진 첫 달 5085대로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알렸으나, 구형 파워트레인을 달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AD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SUV 라인업에서는 쏘렌토가 경쟁차인 현대차 싼타페 풀체인지 모델 출시에도 불구 전년 동월대비 10.1% 증가한 696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게 고무적이다.

한국지엠은 2개월 연속 한국 철수설의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다. 3월 내수판매는 6272대로 전월 대비로는 8.1%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57.6%나 감소했다. 3월이 성수기로 접어드는 시즌이라 전월 대비 판매가 증가한 대신 전년 동월 대비 절반가까이 폭락했다.

이에 따라 2월 쌍용차에 추월당한데 이어 3월에는 르노삼성에게마저 따라잡히며 업계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전 차종에 걸쳐 모두 판매가 줄었다. 주력 볼륨 모델인 경차 스파크는 42.1% 감소한 2518대에 그쳤고, 준중형 크루즈는 73.6% 감소한 566대, 중형 말리부는 74.9% 감소한 909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소형 SUV 트랙스도 65.0% 감소한 707대, 단종을 앞둔 올란도도 52.1% 감소한 438대에 머물렀다. 

한국지엠의 이런 판매 부진은 노사간 의견차이로 임단협이 완결되지 않아 브랜드 신뢰도 회복을 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임단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노조는 복리후생과 군산공장 부활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의견차는 지난달 7차 임단협 본교섭에서도 의견차이만 확인한 결과를 낳았고 결국 본사가 정한 임단협 시안을 넘겼다. 이에 따라 현재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들어진 한국지엠의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부측였고 판매부진으로 연결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쌍용자동차는 3월 내수판매 9243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대비 0.2% 증가한 수준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신차효과가 본격화된 렉스턴스포츠가 3월 3007대가 판매되며 2004년 4월 무쏘스포츠(3180대) 이후 쌍용차 픽업트럭 월간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등 선전했으나 주력 모델인 티볼리가 전년 동월대비 24.0% 감소한 4121대에 그치며 전체 실적은 '현상유지'에 머물렀다.

수출 및 해외생산판매는 지난해 중국 시장 등에서 고전했던 현대·기아차가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도 호조를 이어갔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3월 해외판매(수출, 현지생산 포함) 32만9464대로 전년 동월대비 0.8% 증가했다. 소형 SUV 코나의 본격적인 수출과 브라질과 러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등이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3월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대비 3.7% 증가한 19만3734대를 기록했다. 최근 신규로 투입된 현지 전략형 모델인 신형 프라이드(리오)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해외 인기 모델인 모닝과 쏘울의 판매가 늘었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수탁생산물량과 르노 콜레오스(QM6)의 유럽 수요 증가에 힘입어 3월 수출이 30.4% 증가한 1만8259대를 기록했다. 닛산 로그는 북미 시장 판매 호조로 44.7% 늘어난 1만3751대를 기록했고, 콜레오스 역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의 판매 증가로 24.6% 늘어난 5460대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지엠은 3월 3.0% 감소한 3만4988대를 수출했고, 쌍용차는 43.5% 감소한 2126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등 해외 시장에 신규 라인업 투입이 준비 단계인 관계로 수출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한국지엠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와 정부 실사 이후 교섭을 요구하고 있고 이런 노조의 요구에 막혀 복리후생비용 절감 등의 입장을 좁히는 교섭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때문에 회사측이 군산공장의 남은 직원들에 대한 처우에 적극 나서 노사 협상의 물꼬를 터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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