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예상은 예상일 뿐일까. 2018 프로야구 개막 초반, 예상치 못했던 판도가 형성되고 있다.

10개 팀들은 3일까지 9경기씩 치렀다.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지만 낯선 순위표가 눈에 들어온다. SK와 NC가 공동 1위, 두산과 kt가 공동 3위, 넥센 5위, KIA 6위, LG 한화 삼성이 공동 7위, 그리고 롯데가 최하위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는 올해 역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많은 전문가들이나 각 팀 관계자들이 '1강'으로 지목한 팀이 KIA였다.

   
▲ 사진=KIA 타이거즈


KIA는 현재 6위에 자리하고 있다. 공동 1위 SK, NC와 3게임 차다. 현재 순위나 승차는 큰 의미가 없다지만 4승 5패로 승률이 5할도 안된다는 것은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하더라도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체면이 안 서는 일이다.

KIA의 투타 지표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 팀 타율이 2할9푼4리로 3위, 팀 홈런 16개로 3위, 팀 평균자책점 4.58로 4위다. 그럼에도 최근 3연패에 빠지면서 5할 승률 아래로 처졌다. 1일 LG전서 9회말 끝내기 점수를 내주며 5-6으로 패한 것이 아팠고, 3일 SK전에서는 마운드가 SK 홈런타자들에게 맹폭 당하며 3-13으로 대패했다.

KIA는 헥터-양현종-팻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1~3선발을 보유했다. 타선의 전체 컨디션도 괜찮은 편이다. 치고 올라갈 힘은 충분하다. 다만, 지난해 선발의 한 축으로 성장했던 임기영이 어깨 부상으로 빠져 4~5선발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3일 SK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던 이민우가 일찍 무너져 힘도 써보지 못하고 대패했다. 선발진 보강만 되면 다시 저력을 발휘하겠지만, 승률이 더 떨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

롯데가 꼴찌에 머물고 있는 것도 이변(?)이다.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한 롯데는 전력에 다소 변화가 있었지만 마이너스 요인이 컸던 것은 아니다. 외국인투수가 린드블럼에서 듀브론트로 교체됐고, 강민호(삼성)가 빠져나갔지만 민병헌 채태인을 데려와 타선도 틀을 유지했다. 롯데에 대한 시즌 전 평가는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였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그런데 롯데는 개막 7연패에 빠지더니 지난 1일 NC전 역전승으로 간신히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첫 승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가 했으나 3일 한화를 만나 마운드와 수비가 한꺼번에 무너지며 11-17로 다시 패수를 보탰다. 1승 8패. 예상을 한참 벗어난 성적이다.

롯데는 무엇보다 전반적인 타선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 팀 타율이 2할3푼1리로 꼴찌, 팀 홈런 4개로 꼴찌다. 여기에 팀 평균자책점도 한화전 17실점으로 대폭 올라가 6.60으로 꼴찌로 내려앉았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롯데, 풀 죽은 이대호의 방망이(타율 .206)부터 살아나고, 주전 포수가 확실하게 정해져 안방이 안정돼야 활기가 돌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른 의미에서 판도에 변화를 몰고온 팀이 kt다. 창단 후 3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kt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6승 3패로 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3위다. 

   
▲ 사진=kt 위즈


kt의 돌풍(?)은 활화산처럼 터지고 있는 타선의 힘이다. 팀 타율이 유일하게 3할대(.317)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있고, 팀 홈런 21개로 2위다. 무서운 신인 강백호(타율 .314, 4홈런)가 기폭제가 됐고, 로하스(타율 .308, 4홈런)는 KBO리그에 완전 적응한 모습이며, 황재균(타율 .308, 2홈런)도 기대치에 어느 정도 부응하고 있다.

kt는 선발진의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금민철이 2경기 연속 호투하며 2승을 올려준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니퍼트가 컨디션을 끌어올려 곧 합류할 예정이어서 마운드 강화 요인도 있다. kt의 기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탈꼴찌가 우선적인 목표였지만 이런 추세라면 훨씬 목표치를 높이 잡아도 될 듯하다.

이밖에 상위권의 SK NC 두산, 하위권에 머문 삼성 한화 등은 기존 예상과 큰 차이 없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물론 어느 팀도 현재 판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만, 분명 지난 시즌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그래서 더욱 각 팀들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