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눈높이 맞춘 중소형 주상복합 선호도 높아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주상복합=대형'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 물량의 80% 이상이 전용면적 85㎡이하 중소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속 평면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상복합도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주상복합 아파트는 1만6000여가구로, 상반기에만 612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85㎡이하 중소형 가구는 5002가구, 상반기 전체 물량의 81%에 달한다. 특히 상반기 분양 예정인 16개 주상복합 아파트 중 전 가구가 100% 중소형으로 조성되는 단지도 13개, 4866가구에 이른다.

주요 분양단지로는 현대건설이 오는 4월 충남 천안시 문화동 동남구청 부지에 공급하는 주상복합 아파트인 '힐스테이트 천안'(59~84㎡, 451가구)과 한화건설이 같은달 전북 익산시 부송동 1102번지에서 선보이는 '익산 부송 꿈에그린'(59~135㎡, 626가구) 등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주택시장의 고급화, 대형화 바람을 몰고 왔던 주상복합은 경기침체와 수요감소로 공급과 선호도가 급감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점으로 지적되던 높은 가격과 통풍 및 환기 문제를 보완하고 중소형 설계까지 갖추며 실속 주거공간으로 거듭나며 수요자들에게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중소형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대구광역시 중구에서 분양한 중소형 100% 주상복합 아파트 'e편한세상 남산'은 191가구 모집에 무려 6만4144명이 몰리며 평균 청약경쟁률 336대 1을 기록했다. 또 3월 47~84㎡ 중소형으로 구성해 서울시 강남구에서 선보인 '논현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76가구 모집에 1392명이 몰려 평균 18대 1, 최고 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소형 주상복합 아파트는 매매가격 상승폭도 가파르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목동 센트럴 푸르지오'(2015년 6월 입주) 84㎡의 매매가격은 지난 3월 기준 11억6,500만원 선으로, 분양가(7억3000만~7억5000만원)보다 4억원 이상 상승했다.

분양권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살펴보면 오는 12월 입주 예정인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 파크자이 2차' 59A㎡(4층)의 분양권은 최근 분양가(3억8400만원)보다 1억1600만원 가량 높은 5억87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된 가운데 주상복합 아파트도 대형보다 중소형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분양에 나서는 주상복합 아파트 대부분은 이 같은 중소형 트렌드를 반영해 실용성과 편의성을 높인 평면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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