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부동산 경매 낙찰 건수 2001년 이후 가장 적어
낙찰률·낙찰가율·응찰자 수 등 각종 지표도 하향세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낙찰건수와 낙찰률·낙찰가율 등 3대 경매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부동산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시행 등 부동산시장을 옥죄는 정부의 규제 강도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법원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3월 진행된 법원경매는 8566건이었고, 이 중 3067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 건수만 놓고 보면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1년 이후 최저치다.

   
▲ 전국 전용도 월별 경매 통계/자료=지지옥션

 
전체 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을 뜻하는 낙찰률 역시 수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달 낙찰률은 35.8%로, 2014년 12월(34.1%)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낙찰 건수뿐 아니라 경매 물건의 감소세도 두드러진다. 올 1월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9911건이었다. 지난 2월에는 이보다 1807건이나 줄어든 8104건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 3월에는 이보다 400여 건 늘었지만 이 역시 최근 12개월 동안(지난해 3월~올 3월)의 전국 경매 진행 건수 평균(8894건)에는 한참 모자라는 수치다. 

응찰자 수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경쟁률을 의미하는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해 8월 4명 아래로 떨어진 뒤 줄곧 3명대에 머물고 있다. 올 1‧2월에는 3.6명, 3월에는 3.7명이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은 가까스로 7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낙찰가율은 부동산 시장의 가격 움직임을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되곤 한다. 경매 시장에서 응찰자들은 향후 집값 전망을 고려해 입찰가를 써내기 때문이다. 낙찰가율이 70%라는 것은 1억원의 경매 감정가가 매겨진 물건이 7000만원에 팔렸다는 이야기다.

올 1월 76.1%이던 낙찰가율은 2월에는 71%, 3월에는 72.9%를 기록하며 70% 초반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최근 1년간 낙찰가율 평균(74.1%)보다도 낮다. 

낙찰가율은 2016년 하반기부터 70% 중반대의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해 5월 78.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경매 물건부터 낙찰 건수, 낙찰률, 평균 응찰자 수, 낙찰가율까지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그만큼 위축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향후 부동산 경기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경매 시장에서 매수세가 감소하고 있다”며 “낙찰률, 낙찰가율의 하락은 대개 시장 위축에 따른 여파로 분석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향후 경매 물건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동안은 경매 진행 건수와 응찰자가 모두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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