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 낙찰률 60%…수도권 평균보다 훨씬 높아
낙찰가도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해서 감정가격 웃돌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에 경매시장도 덩달아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서울아파트 경매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모습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서울이기에 실 거주자 중심으로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법원 경매가 진행된 서울 지역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모두 104건이었고,  이 중 6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이 59.6%로 10건 중 6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는 의미다. 

이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률(46.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같은 기간 전국 부동산 경매 낙찰률이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35.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을 의미하는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100%를 넘어선 뒤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02년과 2006년 각각 두 차례씩 네 번 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101.5%로 역대 다섯 번째 100% 돌파 기록을 세운 데 이어 10월과 11월에도 가뿐히 100%를 넘어섰다. 올해는 1~3월 세 달 연속 100%를 웃돌고 있다. 

   
▲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률 및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자료=지지옥션


100%가 넘는 고낙찰가율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최근 서울의 아파트 시세 상승 흐름의 반증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특성상 감정평가 시점은 낙찰 시기보다 평균 7개월 정도 앞서지만, 서울 아파트의 경우 이 사이 가격 상승률이 최대 20~30%에 달한다”며 “예를 들어 올 2월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현재 시세 대비 90% 가격에 낙찰받았다고 하더라도 해당 물건의 감정 평가 시점(지난해 7~8월경)보다 비싸면 낙찰가율이 100%가 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세와 근접한 낙찰가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서울 아파트 경매의 경쟁률은 여전히 치열한 상황. 지난 3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6.6명으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3.7) 보다 2.9명이나 앞섰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덕에 기존보다는 경매 응찰자 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 대비 많은 응찰자가 서울 아파트 경매에 뛰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해 나온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과 이후의 응찰자 수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8.2 대책 발표 직후 5개월(8~12월)간 응찰자 수는 평균 6.9명으로, 직전 5개월(3~7월) 응찰자 수(10.3명) 보다 33%나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8.2 대책 이후 평균 응찰자 수가 줄어든 것은 대출 강화에 따른 자금 부담 압박의 영향으로 판단된다”며 “그럼에도 서울 아파트 경매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지며 여전히 전국 평균 대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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