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축적하며 AI 음성인식 고도화
AI 스피커, 차별화된 콘텐츠 관건
'알파고 쇼크'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AI 열풍이 불고 있다. 주요 ICT 기업들은 앞다퉈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AI 대전'을 위한 몸풀기에 돌입했다. AI는 기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지식을 기계에 학습시키는 것에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접목한 서비스, 콘텐츠가 등장하면서 AI가 실생활에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AI 열풍에 빠진 ICT 기업들의 AI 전략과 향후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해정 기자]최근 ICT 업체들이 AI를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면서 AI는 생활과 밀접하게 다가오고 있다. AI가 적용된 다양한 기기 중에서도 AI 스피커는 국내외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AI 스피커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IoT) 등과도 연동해 스마트홈 사업에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스피커는 기존 리모콘이나 조작으로 움직이던 절차를 간소화하고, 음성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해 편의성을 제공한다. AI의 음성 인식 기술은 완성 단계에 이르렀는데 업체들은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음악 감상, 날씨·교통 정보 확인, 주문, 일정 등록, 영어 교육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는 AI 스피커는 향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발전해나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업체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는 앞다퉈 AI 스피커 경쟁에 속력을 내고 있다.

   
▲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협업해 지난 5일 인공지능 스마트홈 서비스 'U+우리집AI'를 지원하는 신규 스피커 모델로 '프렌즈플러스 미니언즈'를 출시했다./사진=LG유플러스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 가장 먼저 포문을 연 SK텔레콤은 AI 스피커 '누구(NUGU)', '누구 미니', 'B tv 누구' 등을 출시했다. 누구에는 관리비 조회 기능, T맵, SK C&C 에이브릴이 적용된 영어 대화 기능 등을 탑재했다. 최근 KEB하나은행과 제휴를 맺고 금융 서비스를 도입해, 환율과 계좌 조회 등 서비스를 적용했다. AI 기반 인터넷전화(VoIP)도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4일 AI 플랫폼 '누구(NUGU)'의 월간 실사용자가 지난 2월 300만을 넘어섰으며 최근 10개월간 누적 대화량도 10억 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누구 AI 플랫폼을 통해 AI 발전을 위한 음성데이터를 확보하고 향후 새로운 서비스와 기기 등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1월 AI 스피커 겸 셋톱박스인 기가지니를 출시했다. 이후 기가지니 LTE, 기가지니2에 이어 무민키즈폰을 출시했다. KT는 생활영어, 햄버거 주문 및 추천 메뉴 조회 기능 등을 추가했다. KT 관계자는 "패밀리 제품을 위주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AI 기술을 다른 디바이스에도 적용할 가능성은 계속 열려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자사의 AI 스피커에 적용했다. 지난 5일엔 스마트홈 서비스 'U+우리집AI'를 지원하는 신규 스피커 모델로 '프렌즈플러스 미니언즈'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스피커에 탑재된 기본 기능 외에도 YBM 영어동화 교육 등 콘텐츠를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I 스피커는 차별화된 기술을 넣어야 한다"며 "네이버와 협상하며 제휴처를 확대하고 기능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제품./사진=카카오


카카오는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기존 카카오에서 제공하던 자사의 서비스를 계속해서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보이스톡 등 커뮤니케이션 기능과 카카오 택시 호출, 음식 주문 등이 탑재됐다. 카카오는 자사의 서비스를 비롯해 외부 서비스나 제휴를 검토하며 기능을 추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경일 흥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중 AI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 같은 경우 AI 스피커는 광고와 커머스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결제 기능도 AI 스피커 자체에 탑재돼 모바일 앱 등에서 따로 결제해야 하는 절차를 줄였다"며 "AI 스피커에 쇼핑에 허들이 되고 있는 결제 환경을 구축한다면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AI의 음성 인식 기능은 2~3년 전 상용화 됐고 점점 음성인식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국내 AI 스피커에 탑재된 기능은 많지 않다. 스피커가 서비스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 결제 기능은 관련 정책이나 규제가 마련돼야 하고 이용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AI 스피커 시장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 규모가 563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은 2021년 35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AI 스피커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이해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