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발표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이익이 하향 조정되고 있어 증시 전반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업 이익 개선이 코스피를 끌어올린 작년과는 반대로 기업실적 발표가 코스피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기업 실적은 해당 회사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분기실적 발표는 국내 증시 분위기와도 연동될 수밖에 없다. 작년의 경우 기업 실적 발표가 주가를 끌어올려 증시 랠리를 주도하기도 했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 6000억원의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57.6% 증가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하향세다. 이날 내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 전후의 낙폭을 보이며 240만원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상장기업에 호재가 나왔을 때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그 기업의 주가가 내려가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경우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그만큼 보수적으로 바뀐 데 기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합이 약 50조~52조원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1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기업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 기업이익 발표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올컨트리월드인덱스(ACWI·all country world index)지수의 2018년 주당 이익(EPS) 전망은 지난 2월 둔화한 이후 3월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 2월부터 이익수정비율도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업이익 추정치가 하향조정된 기업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유통과 미디어, 의류 등 내수·소비재 업종의 이익 전망치는 상향조정됐지만, IT하드웨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의 업종은 하향조정을 면치 못했다. 

결국 기업이익 개선이 코스피를 끌어올리며 랠리를 조성했던 작년과 올해의 패턴은 정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실적 발표가 코스피에 부담이 될 확률이 높으며, 오늘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그 신호탄이라는 의미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1분기 어닝시즌은 시장의 예상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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