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광성 기자]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예산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져 곤혹을 치르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시절인 2015년 5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원을 받아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벨기에, 이탈리아, 스위스 등을 시찰했다.

KIEP는 정무위가 소관하는 국책 연구기관으로 당시 시찰에는 김 원장의 수행비서 1명과 KIEP 직원 3명이 동행했다. KIEP는 김 원장과 수행비서의 출장 관련 비용 총 3077만원을 전액 부담했다.

앞서 김 원장은 2014년 10월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한국정책금융공사 일부 직원이 실사 차원에서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투자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출장비를 지원받았다"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질타한 바 있다.

피감기관의 '로비용 출장'을 비판했던 그가 정작 7개월 뒤에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떠난 것이다.

당시 KIEP가 작성한 출장 보고서에는 출장 목적과 관련 '김 의원(김 원장)을 위한 의전 성격'이며 '국회 결산 심사를 앞두고 김 의원에게 의견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명시됐다.

김 원장은 2014년 3월에도 피감기관인 한국거래소를 통해 2박3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다녀왔다.

김 원장의 보좌관 1명과 거래소 직원 2명이 동행했다. 김 원장과 보좌관의 항공비는 약 210만원으로 이 역시 거래소가 모두 부담했다. 숙박비와 식비 등은 보좌관 계좌로 일괄 지급됐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김 원장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해외 출장과 관련,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이른바 '갑질'을 했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언론보도를 보면 김 원장이 (19대 국회 시절) 정무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예산 3천77만 원으로 본인은 물론 여비서까지 대동해 미국, 유럽을 10일간 다녀왔다고 한다"며 "항공료, 숙박비 외에 일비 등 용돈까지 챙겨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외유 직전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예산 삭감을 주장했고, 다녀와서는 아무 소리 없이 넘어갔다"며 "이는 뇌물임이 분명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아울러 김 원장이 2014년 한국거래소 예산으로 보좌관을 대동해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일 등도 함께 거론했다.

그는 "김 원장의 갑질 이력은 파도 파도 끝이 없다. 김 원장은 자진 사퇴하든지, 청와대가 해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4천여 금융기관을 관할하는 금감원장 자리가 김 원장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 원장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해외출장에 나선 점을 문제 삼았다.

지 정책위의장은 "당시 해외출장을 간 국회의원은 김 원장이 유일하며, 여비서까지 대동했다고 한다"며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출장을 간 분을 금감원의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김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정광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