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명규 교수가 아들 종양 수술 말렸다" 노선영과 故 노진규의 어머니가 한 충격적인 말이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런 증언을 통해 성적(메달)지상주의로 인해 빚어진 한국빙상계의 갈등과 문제점을 고발했다.

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노선영 왕따 논란, 그로 인해 불거진 대표팀과 빙상연맹의 문제점, 전명규 한국체육대학교수(빙상연맹 부회장)의 전횡, 더 나아가 쇼트트랙 대표로 활동하다 골육종으로 세상을 떠난 故 노진규의 사연까지 광범위하게 다뤘다.  

노선영은 올림픽 왕따 논란에서 상당한 부침을 겪었다. 빙상연맹의 실수로 올림픽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을 때, 경기 중 후배들의 외면을 받고 김보름의 인터뷰를 통해 조롱을 당했을 때 크게 동정 및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노선영은 대표팀의 훈련 관행을 무시하거나, 메달권 성적도 안되는 선수가 이승훈 김보름같은 메달리스트를 시기·비난하는 인물로 낙인찍혀 크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이에 대해 노선영은 "이 일이 이어지는 게 싫었다. 지금도 힘들고, 제가 왜 나와서 해명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 것도 한 것도 없는데, 자꾸 밝히라고 하고. 거짓말 한 것도 없는데"라고 말하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것을 힘들어 했다. 그러면서 노선영은 자신이 빙상연맹이나 전명규 교수에게 뭔가 잘못 보인 것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이런 논란이 벌어진 원인을 빙상연맹 내부 문제로 봤다. 특히 다양한 관련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명규 교수가 막강한 권한을 갖고 메달과 성적 위주로 대표팀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평창올림픽에서 노선영 문제로 논란이 커졌을 때는 전명규 교수 측이 언론 기사를 통해 여론 조작을 시도한 정황도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그러면서 전한 故노진규와 관련된 어머니의 인터뷰는 충격적이었다. 어머니는 "선영이 일도 시끄러운데 진규 얘기까지 얹고 싶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지금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계속해서 선영이가 힘들 것 같아 용기를 냈다"며 아들을 잃을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어머니는 "진규가 아픈 걸 알았을 때 수술을 먼저 했어야 하는데 전명규 교수가 말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진규 어깨에 종양이 생겼다. 병원에서는 양성이라 판정했고 악성으로 바뀔 가능성은 200만 분의 1이라고 했다. 전명규 교수가 당시 올림픽을 앞두고 수술은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노진규는 종양으로 운동하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지만 전명규 교수와 그의 후배인 코치가 노진규를 몰아붙였다는 것. 당시 노진규의 동료 선수들은 "진규가 많이 힘들어했다. 밤마다 끙끙대고 잠을 못자더라", "비행기를 타면 기압때문에 진규가 어깨가 터질 것 같다며 힘들어했다"는 증언을 했다.

이렇게 노진규가 수술까지 미루면서 계속 훈련 및 경기 출전을 강행했던 것은 전명규 교수 등 빙상연맹 측이 오직 메달을 따는 것만 중요시 하면서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진규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노진규는 어깨 종양이 발견된 지 2년 만인 2016년 골육종 암이 폐로 전이되면서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빙상연맹에 대한 특별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것이 알고싶다'는 빙상계의 내부 갈등으로 상처나 좌절을 입는 선수가 또 생기거나, 이를 지켜보며 국민들이 실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빙상연맹 스스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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